[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V리그 시즌 초반 판도가 심상치 않다.
개막한 지 2주가 지난 도드람 2023~2024 V리그 초반 판도는 말 그대로 ‘예측 불가’다. 개막 전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고, 의외의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보는 입장에선 말 그대로 ‘꿀잼’이다.
남자부가 특히 예상 밖이다. 폭넓은 리빌딩을 단행한 신영철 감독의 우리카드는 개막 후 거침없는 5연승을 내달리고 선두에 올라 있다. 5경기에서 승점 14를 쓸어 담을 정도로 기세가 좋다. 풀세트 경기는 단 한 번뿐이었다. 11월3일 OK금융그룹전에서 승리하면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치게 된다.
신영철 감독의 구상이 적중했다. 2년 차 신예 세터 한태준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사령관 구실을 하고 남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뉴페이스인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은 경기당 27득점, 공격성공률 54%로 에이스 구실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여기에 아웃사이트 히터, 미들블로커 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남자부 최대 이변의 주인공은 지난시즌 최하위 삼성화재다. 개막전 우리카드전 패배 이후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승점 8을 획득, 2위에 올라 있다. 우리카드처럼 삼성화재도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는데, 김상우 감독이 그리는 그림이 제대로 통하는 분위기다. V리그를 잘 아는 외인 요스바니가 경기당 26득점을 기록하고 공격성공률도 54%로 높다. 여기에 베테랑 세터 노재욱의 진두지휘 아래 삼성화재는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개막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는 배구 명가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우려했던 ‘세터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외인 아흐메드만이 제 몫을 할 뿐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보이지 않는다.
여자부에선 확실하게 평준화가 이뤄진 모습이다. 지난 두 시즌간 최하위에 자리했던 페퍼저축은행이 일찌감치 첫 승을 기록했고, 네 번째 경기에서는 GS칼텍스를 상대로 먼저 두 세트를 따내는 등 경쟁력을 보인다.
절대 강자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각각 2패, 1패씩을 안고 있다. 경기력 면에서도 압도적이지는 않다. 대신 정관장이 최근 두 경기에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을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외국인 선수 지아와 아시아쿼터 메가, 좌우 쌍포가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의 주인공이었던 한국도로공사는 4연패에 빠지며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박정아의 이탈, 세터 이윤정의 부상 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가 예상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침체한 분위기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