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캔버라(호주)=장강훈 기자] 사실상 유일한 격전지다. 포지션별 두 명씩 경합 중인 KIA에 1루만 무주공산이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남은 6주간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호주 수도인 캔버라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KIA는 화려한 멤버를 자랑한다. 특히 야수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내야만해도 왼엄지 수술 후 재활 막바지에 돌입한 김도영에 3할 유격수 박찬호, 타격왕 출신 김선빈에 서건창이 버티고 있다. 포수쪽도 꽤 탄탄하다. 주전 안방마님 김태군을 비롯해 한승택 한준수에 주효상까지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2군에서 개막을 맞이할 선수를 고르는 게 어려울 정도다.

외야는 더 빡빡하다. ‘캡틴’ 나성범을 필두로 최원준 소크라테스 브리토, 이창진 등이 라인업을 채운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설 최형우와 고종욱도 좌익수로 뛸 수 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로 찬사받는 김호령도 언제든 중원을 장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외야라인업은 이미 포화상태다. 포지션 경쟁이 아닌 1군 진입 경쟁 자체가 산 넘어 산이다.

그런데 딱 한 자리. 1루수만 주인을 가리지 못했다.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치르는 1군 스프링캠프에서는 이우성과 오선우, 변우혁 등이 1루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우성과 오선우는 외야자원이지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포지션 변경을 타진 중이다. 특히 이우성은 타격능력이 빼어나 자리를 하나 줘야 한다.

2군 캠프에 참가한 황대인도 절치부심 중이다. 1루를 차지한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해 부진했다. 올겨울 결혼으로 가정을 꾸렸으니 20홈런 80타점을 기본으로 한 타격성적을 회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KIA 박기남 수비코치는 “1루수는 개막까지 가야 결정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타격 능력만 놓고보면 이우성이 한발 앞서있는 게 사실. 그러나 각 팀 중심타선에 좌타자가 많을뿐더러 예년에 비해 1루수비 중요성이 커졌다.

리그에 삼성 오재일 KT 박병호를 뛰어넘을 만한 1루수가 등장하지 않는 점도 수비 중요성을 키운다.

박 코치는 “1루수는 생각보다 할 게 많다. 포구, 송구, 백업플레이 외에도 주자 견제, 커버플레이 등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이라며 “(이)우성이는 마무리캠프 때부터 1루수 훈련을 했는데, 많이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외야수 출신이어서 송구동작이 크고 짧은 거리를 정확하게 던지는 데 어려움을 겪는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했다는 게 박 코치의 설명. 그는 “현시점에서 주전 1루수가 누구인지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타격 능력을 살리면서 수비로도 팀에 도움을 줘야 하므로 신중하면서도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