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축구회관=정다워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진짜 문제가 뭔지 모른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일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평가 및 리뷰를 진행했다. 황보관 기술본부장을 비롯해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한양대 정재권 감독, 인하대 곽효범 교수, 대전하나시티즌 김현태 전력강화실장, 경남FC 김영근 스카우트, 경주한수원 송주희 감독 등이 배석했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충북 청주 최윤겸 감독이 참석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오전 11시 시작한 회의는 오후 3시까지 약 4시간가량 이어졌고, 4시경 황보 본부장이 미디어 브리핑에 나섰다.

황보 본부장은 “감독 역할에 대해 논의했고,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라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회의에 자리한 위원들은 크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전술, 두 번째는 근무 태도와 노력, 그리고 리더십이다.

황보 본부장은 “준결승에서 두 번째 만난 요르단임에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고, 국내 체류 기간이 적어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선수 관리와 관련해서도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팀에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점에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과 실책을 지적한 자리였다.

결국 대다수 위원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뜻을 모았다. 황보 본부장은 “여러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과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였다”고 발표했다. 위원 전원이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극히 소수만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자기 능력 부족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 본부장은 “핑계를 댔다기보다 그것(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는 얘기했다. 전술 부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불성실했고, ‘상주’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1년 내내 잦은 외유를 하다 대회에서 처참한 성적을 냈다. 전술적 역량은 부족했다. 팀 핵심 선수들의 불화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막지 못했다. 구경꾼 리더십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그런데도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 공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향한다. 지난 임원 회의에 이어 이번 위원회 논의에서도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협회 내부에서도 클린스만 감독 유임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일방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 회장만 선택하면 된다. 코치진을 포함하면 100억원에 육박하는 위약금이 걸림돌이고, 후임자 선정 작업도 까다롭지만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클린스만 감독으로 3월 시작하는 월드컵 2차 예선에 임하는 것은 무리다. 그에게는 대표팀을 이끌 만한 실력도, 권위도 없다. 모든 변수를 고려해도 정 회장은 결국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 사단은 결국 정 회장 결정에서 비롯됐다. 협회 시스템을 무시하고 업계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는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온 사람이 바로 정 회장이다. 이제 그가 결자해지해야 할 때가 됐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