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과연 전력강화위원회가 요구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지도자가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축구협회(KFA)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1일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 브리핑을 열었다. 새롭게 선임된 전력강화위원 중 숭실대 박성배 감독, 문경 상무 이미연 감독을 제외한 9명이 참석했다.

KFA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차기 사령탑 선임이 급선무다. 당장 다음달 21일과 26일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러야 한다.

정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놨다”고 말하면서도 임시보다는 정식 감독, 외국인보다는 국내 감독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그래서 3월부터 정식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데 (전력강화위원회는) 무게를 뒀다”며 “(외국인 감독이 오게 되면) 시기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한 데, 대표팀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제공해야 한다. 외국인 감독도 열어두고 준비하겠다”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새 감독이 갖춰야 할 8가지 자격 요건을 설명했다. △전술적 역량 △육성△지도자 성과 △경험 △소통 △리더십 △인적시스템 △성적 등이다. 방향성보다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일반론으로 나열한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어떤 감독이 정 위원장이 제시한 8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할지는 물음표다. 당장 입길에 오르는 전·현직 감독들도 8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물론 전력강화위원회는 단순히 조언과 자문 기구에 불과하다. 결정은 정몽규 회장이 내린다. 전력강화위원회가 발표한 8가지 자격 요건이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오는 24일 2차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후보자 선정을 시작하고, 향후 인터뷰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외부 압력에 의해 결정하는 건 절대 없을 것이다. 심도 있게 논의해서 가장 적합한 감독을 선임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위원장과 KFA는 새 대표팀 감독이 선임된 후에도 8가지 조건에 부합했는지를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