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데뷔 19년차 코미디언 이진호가 불법 도박으로 진 빚이 도합 2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자까지 합치면 그가 갚아야 할 돈은 더 늘어난다.

연예가의 선 후배 동료들에게 빌린 돈만 약 10억원으로 피해자가 얼마나 더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 출연 중인 프로그램과 공개를 앞둔 프로그램까지 지울 수 없는 타격을 주며, 사실상 방송계 퇴출을 앞두고 있다.

14일 SBS ‘8시 뉴스’ 측은 이진호가 지난해 A 대부업체로부터 13억원을 빌렸다고 보도했다. 동료 연예인을 통해 대부업체 대표를 소개받은 이진호는 무담보로 단기대출을 받았으나, 채무가 그대로 남은 상태.

방탄소년단 지민에게도 1억원을 빌렸고, JTBC ‘아는 형님’에 출연 중인 이수근과 후배 가수 영탁, 하성운에게도 수천만원을 빌렸다. 가족과 세금 등을 핑계로 급전을 빌렸지만, 그가 빌린 돈은 불법 도박에 사용됐다.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허덕이던 이진호는 14일 공식 채널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저간의 사정을 고백했다. 인터넷 불법 도박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졌고, 주변에 피해를 끼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이진호는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매달 꾸준히 돈을 갚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꼭 제 힘으로 빚을 다 변제할 생각이다.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으로서 본분을 잊고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망쳐버린 지난날이 진심으로 후회스럽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숨기기에 급급했던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6월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접수된 이진호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을 넘겨받은 뒤 최근 사건을 불송치했다. 이진호는 지인에게 수천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고소당했고, 9월 고소인과 합의해 소가 취하됐다.

한편 이진호는 ‘아는 형님’에서 하차하고, 1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에는 편집 없이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SBS ‘웃찾사’로 데뷔한 이진호는 tvN‘코미디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