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악마 에이전트’라 했다. 그러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조던 몽고메리가 스캇 보라스를 해고했다. 실패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물론 보라스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 ESPN은 12일(한국시간) “몽고메리가 보라스를 해고했다. 큰 기대를 안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섰지만, 보라스의 전략이 실패했다. 예상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몽고메리는 지난 FA 시장에서 ‘보라스의 빅4’로 꼽혔다.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몽고메리까지 굵직한 FA가 보라스의 고객이었다. J.D. 마르티네스도 보라스가 에이전트였다.
결과적으로 ‘싹’ 실패다. 시장이 열린 후 모든 관심은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로 향했다. 오타니가 7억달러(약 9582억원), 야마모토가 3억2500만달러(약 4449억원)에 계약하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고, 시장도 느리게 흘렀다. 정확히는 뜨겁지 않았다. 보라스는 ‘하던 대로’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정말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결과는 헐값 계약이다. 스넬과 채프먼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스넬이 2년 6200만달러(약 849억원), 채프먼이 3년 5400만달러(약 739억원)다.
스넬은 뉴욕 양키스의 1억5000만달러(약 2053억원)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라스는 2억달러(약 2738억원) 이상 원했다. 이 돈을 쓰는 팀은 없었다.
벨린저는 시카고 컵스와 3년 8000만달러(약 109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마르티네스는 1년 1200만달러(약 164억원)에 뉴욕 메츠로 갔다.
가장 마지막이 몽고메리다. 애리조나와 1년 2500만달러(약 342억원)에 합의했다. 2년차 최대 2500만달러 옵션이 붙었지만, 몽고메리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2023시즌 32경기 188.2이닝,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20을 찍었다. 2022시즌에도 32경기 178.1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3.48을 올렸다. 연간 2000만달러(약 274억원)짜리 다년 계약을 원했다.
당연한 바람이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몽고메리의 선택은 ‘결별’이다. 올시즌 잘하고 다시 FA가 될 수 있다. 그때도 보라스와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몽고메리와 애리조나의 계약 당시 보라스는 “우리 생각과 구단주의 승리에 대한 의지에 차이가 컸다”고 했다. 구단이 이기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는 ‘구단이 지갑을 열지 않으니 나도 도리가 없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실제로 보라스는 느린 시장 흐름과 일부 구단의 불확실한 수입 등이 요인이라 했다. 그리고 대형 고객을 하나 잃었다.
‘결별 엔딩’이지만, 보라스는 여전히 보라스다. 예비 FA 최대어 후안 소토를 비롯해 피트 알론소, 코빈 번스 등이 있다. 스넬, 채프먼, 벨린저 모두 2024시즌을 마치고 FA가 될 수 있다. ‘대박’ 기회는 계속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