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K팝 해외 매출 1조원 시대가 열렸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데이터로 살펴본 K팝 해외 매출액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3년 K팝 해외 매출액은 전년보다 34.3% 증가한 1조 2377억원으로 추산됐다. K팝 시장 해외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K팝 해외 매출액은 음반류 상품 수출액,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 해외 공연 3개 영역 매출액 추정치를 합산하여 산출했다. 이중 해외 공연 매출액이 5885억원(47.5%)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하이브 등 6대 엔터사 공연 매출액 추정치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5.0% 성장률을 기록했다.
◇ 신인부터 대형 그룹까지, 미국과 일본 본토에 스며들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해외 투어가 가능해진 지난해, 공연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6% 증가했다. 특히 팝 수요가 많은 미국과 일본에서 K팝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해외 매출 급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빌보드 집계를 통해 살펴본 결과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은 지난해 총 93회의 공연을 열며 100만 6000명의 관객과 만났다. YG소속 블랙핑크의 경우 2022년 24회에서 지난해 38회로 공연규모를 키웠다. JYP의 트와이스도 지난해부터 전개해온 다섯 번째 월드투어로 최근 일본 최대 규모 경기장 닛산 스타디움을 포함해 관객 150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올 하반기에도 수많은 K팝 그룹들의 월드 투어가 예정돼 있다. 10월부터 세븐틴이 한국, 일본을 비롯, 아시아 주요지역과 미국에서 공연한다. 아이브, 에스파의 도쿄돔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있지, (여자)아이들, 에이티즈, 스트레이 키즈, 제로베이스원 등 수많은 그룹들이 해외 무대로 나간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엔 데뷔 1년 전후부터 일본을 시작해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 등 월드투어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해외 K팝 수요가 많아졌다는 의미”라며 “뿐만 아니라 각종 세계적인 페스티벌 라인업에 K팝 그룹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2024년 더 증가할 것” 본격 닻 올린 현지화 그룹, 증폭제 될까
가요계에서는 국적을 초월한 K팝 그룹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K팝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걸그룹 니쥬와 중국 보이그룹 보이스토리를 성공시킨 JYP는 올해 미국 현지화 걸그룹 비춰와 일본 보이그룹 넥스지를 내놨다. 3분기에 현지 법인 ‘JYP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라틴 아메리카 음악 시장으로 나아간다.
하이브는 2021년 게펜레코드와 합작사를 설립했고 지난해 8월 한 미국 오디션 프로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통해 걸그룹 캣츠아이를 론칭했다. 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다. SM은 영국 시장을 겨냥해 올 하반기에 현지화 보이그룹을 내놓는다.
이처럼 K팝 시스템을 이식한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이들이 K팝 시장을 지속, 확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해외 매출 상승의 증폭제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K팝 해외 시장의 다변화, 신인들의 활약, 꾸준한 해외 진출 노력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 매출액은 2024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