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하이랜더는 2001년 등장한 1세대 모델에서 2019년 4세대 모델까지 꾸준히 진화했다.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국내엔 지난해 7월 등장한다.

이번에 시승한 하이브리드의 외양은 각진 외모가 아닌 풍부한 볼륨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당당한 근육질 레이아웃이 균형 잡힌 라인을 완성한다.

이 차량의 첫인상은 전면부의 사다리꼴 모양의 블랙 그로시메시 그릴이다. 아래쪽으로 중심을 낮추며 강하면서도 강인함을 선사한다. 양쪽의 Bi-LED 헤드램프는 측면으로 길게 뻗으며 날렵함을 더한다.

차량 측면부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달리는 차량 옆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공기가 그려진다. 베르누이의 공기역학이 뒤집어진 모양새다.

이에 따라 양력은 거꾸로 작용하고, 주행하는 차량은 공중이 아닌 바닥으로 가라앉으며 아스팔트와 밀착할듯 싶다.

차량 내부의 메탈릭 센터 프레임과 우드 그레인은 부드러운 가죽 소재와 대비를 이룬다.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와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은 직관적이라 사용하기 편리하다.

특히 다양한 수납공간이 곳곳에 배치된게 눈길을 끈다. 콘솔박스는 뚜껑을 여는 방식이 아닌 지붕을 밀어내는 방식이 무척 편리하고 독창적이다.

그동안 다양한 차량을 시승했지만, 하이랜더의 실내 수납공간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운전석에 앉으며 천연가죽 시트가 몸을 편안하게 받아준다. 브랜드 및 차량에 따라 시트의 쿠션감은 천차만별인데, 하이랜더의 시트는 단연 푹신하다.

마치 집안의 소파에 앉은 느낌이라고 과장해서 표현하고 싶어질 정도다.

부드러우면서도 인체공학적 설계로 주행하는 내내 등과 엉덩이가 제대로 릴렉스 했다. 시트의 감각만으로도 이 차량이 추구하는 바를 눈치챌 수 있다.

하이랜더 7인승의 전장은 4965mm다. 국내차와 비교하면 제네시스 GV80(4940mm)에 비해 살짝 더 길다. 2열은 2인석이고 3열은 3인석이다. 엔진은 2.5L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엔진의 총출력은 배터리 파워를 더해 246마력을 발휘한다.

하이랜더가 장착한 E-Four 시스템은 전륜∙후륜 구동력을 100:0부터 20:80까지 자동으로 배분한다. 이를 통해 민첩함과 효율성, 그리고 안정성을 동시에 지원한다. 서스펜션은 충격흡수 설계를 가미해 실내 진동이 크지 않다. 고속주행시에도 정숙하다.

안전장치는 다양하다. 긴급제동,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어댑티브 하이빔, 주차 보조 브레이크 등이 안전운전을 돕는다.

차선유지 기능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부드럽다. 차선 이탈을 감지하면 살며시 핸들을 반대로 당긴다. 적극적 개입으로 느껴지지 않고 얌전하게 제어하려는 의지가 감지된다. 오디오는 JBL 프리미엄 시스템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13.8km/L인데, 인천공항 고속도로에서 최대 21.7km까지 나왔다.

막히는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인제까지 130.5km를 2시간 55분간 달렸을 때 평균연비는 17.6km가 찍혔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탱크를 가득 채우면 주행거리 760km 정도가 계기판에 뜬다.

그러나 관성운전 및 회생제동을 고려하면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