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딱 한 달 남았다. 우천순연 같은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내달 28일 144경기 마라톤에 마침표가 찍힌다. 상위 5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하위 5팀은 그대로 1년을 마무리한다.

늘 그랬듯 막바지에 더 치열하다. 선두 KIA 외에 9팀이 그렇다. 1위를 제외한 모든 자리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2위를 놓고 경쟁하는 삼성과 LG. 높은 순위를 바라보면서도 최소 4위는 사수해야 하는 두산. 포스트시즌 막차인 5위를 두고는 KT SSG 한화 롯데가 4파전을 벌인다. 9위 NC와 10위 키움 또한 꼴찌는 사절이다. KBO리그 정서상 탱킹은 없다.

그만큼 각 구단 사령탑을 비롯해 모두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간다. 경쟁팀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짜면서 1승이라도 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묘수와 악수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다 카드를 던진다.

이번 주가 특히 그렇다. 주말부터 잔여 경기 일정이다. 선발진에 변화를 주기 쉽다. 주 6일 경기 일정이 아니라면 틀을 깰 수 있다. 실제로 한화와 LG가 틀을 깼다.

한화는 이번 주 4경기만 치른다. 금요일과 일요일 경기가 없다. 선발 한자리가 공석인데 일정도 한화를 도왔다. 다만 등판 간격이 문제다. 27일 등판한 문동주와 31일 대전 KT전에 등판하는 류현진은 괜찮다. 둘 다 7일 혹은 6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선다.

관건은 외국인 원투 펀치 라이언 와이스와 하이메 바리아였다. 이번 주 4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와이스와 바리아가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사령탑 독단으로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다. 그래도 일단 환경을 만들었다. 이전 등판에서 투구 수를 길게 가져가지 않았다.

와이스는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87개의 공을 던졌다. 바리아는 더 적었다.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67개만 던지고 선발 등판을 마쳤다. 그리고 4일 휴식 후 등판을 제안했다. 둘 다 이를 수락하면서 한화는 이번 주 4경기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채웠다. 이번 주 롯데 KT 5위 경쟁 상대에 맞서 2승 이상을 바라보는 한화다.

삼성을 쫓는 LG는 일정에 맞춰 선발을 불펜에 넣었다. 이번 주 4경기만 치르는 것을 고려했다. 선발은 4명만 있으면 된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오는 29일 잠실 KT전에서 불펜 대기한다. LG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올해 빅리그에서 중간 등판한 것을 참고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올해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다. 만일 선발만 했다면 불펜으로 쓰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불펜으로 멀티이닝도 했기 때문에 이를 제안했고 선수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는 올해 빅리그에서 선발로 1경기, 중간 투수로 8경기 등판했다. 중간 투수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은 밀워키 소속이었던 6월15일 신시내티와 경기 3이닝이었다.

그만큼 절실하다. 염 감독은 “야구를 가장 잘해야 할 시기다. 정규시즌에서 최소한의 목표는 이뤄야 포스트시즌에서도 승부를 걸 수 있다”며 2위 플레이오프 직행이 목표임을 암시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의 카드를 써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위 사수를 바라보는 KT는 일단은 정공법. 그러면서 복귀 전력에 기대를 건다.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리지만 소형준의 컨디션을 자세히 바라보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은 라이브 일정을 일주일 미뤘다. 다음 주에 라이브 피칭, 그다음 실전”이라며 “마음 같아서는 막바지 2경기 정도 등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모두 웃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주연이 되지만, 누군가는 이를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한다. 사령탑이 던진 카드가 묘수라면, 주연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