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에 오른 소설가 한강의 소설이 경기도교육청 ‘유해 도서’로 지정된 일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작가로 추앙받는 작가이지만, 정작 국내 일부 지자체에서 푸대접을 받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채식주의자’를 ‘유해도서’로 분류돼 일선 학교도서관에서 폐기한 바 있다.

지난해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을 보면, 경기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간 성교육 도서 총 2528권이 폐기됐는데 여기에 ‘채식주의자’가 포함됐다. 이에 경기도 한 사립고는 ‘채식주의자’ 2권을 폐기했다.

논란이 일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에 특정 목록을 폐기하라고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1월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서는 학교도서관운영위 협의에 따라 적합한 조처를 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담긴 관련 기사 링크를 참고용으로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파악한 폐기 도서 현황을 보면, 각 학교에서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폐기 도서를 선정했고, 한 학교당 1권 정도인 2500권이 학교도서관에서 폐기됐다. 이 가운데 한강 작가의 작품은 1개 학교에서 2권만 폐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특정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하고, 폐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오후 8시(한국시각)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상처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한강의 시적 산문”을 이유로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