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어느 정도 예측은 됐다. 100% 전력이면 최강인 부산 KCC부터 개막에 앞서 핵심 선수 부상이 있었기에 초반 혼전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런데 개막 후에도 부상자가 계속 나온다. 건강한 팀이 정상에 오른 시즌 초반이다.

먹구름 시작은 KCC였다. KCC는 최준용과 송교창이 빠진 채 출발선에 섰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웅까지 무릎 인대 파열 부상으로 빠지고 말았다. 지난해처럼 슬로 스타트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 디펜딩 챔피언 KCC다. KCC는 2023~2024시즌에도 2승 5패로 1라운드를 마친 바 있다.

지난 시즌 KCC와 정상 격돌한 수원 KT도 빅맨 하윤기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하윤기 없이 새 시즌을 시작했는데 에이스 허훈 또한 손목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KCC와 함께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을 치르는 험난한 일정이라 부상 공백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KT는 지난 23일 EASL 조별리그 A조 2차전 타오위안 파우이안 파일럿츠와 경기에서 70-91로 졌다. 홈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높이에서 타오위안에 밀리며 고개 숙였다.

개막 3연승을 달린 창원 LG도 부상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트레이드로 야심 차게 영입한 두경민이 허벅지 근육 파열로 코트에 서지 못한다. 두경민이 결장한 첫 경기였던 지난 24일 정관장과 홈경기에서는 승리해 3연승을 이뤘지만, 4연승까지 닿지는 못했다. LG는 지난 26일 고양 소노전에서 77-82로 패했다.

반면 소노는 LG를 꺾고 유일한 무패 팀이 됐다. 27일 기준 3승 0패로 순위표 정상에 있다. 비결은 건강이다. 이정현과 이재도 백코트 듀오와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희재가 아프지 않고 코트를 지킨다. 원주 DB에서 이적한 최승욱도 알짜배기 활약을 하면서 이번 시즌 반전 주인공이 되는 모양새다. 외국인 선수 앨런 윌리엄스의 활약 또한 소노 반전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예상치 못한 부진도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 올해 컵대회 우승팀 DB의 이선 알바노가 그렇다. 지난 시즌 MVP가 당시와 180도 다른 모습이다. 알바노는 이번 시즌 치른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9.6점 4.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15.9점 6.6어시스였다. 무엇보다 야투율이 32.3%로 심각하다. 알바노 특유의 정교한 드리블과 정확한 점프슛, 그리고 넓은 시야를 활용해 나오는 어시스트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원인이 없을 수는 없다. 알바노는 지난 22일 SK와 경기에서 작전타임 중 김주성 감독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다. 김 감독은 알바노에게 수비 전략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습이 중계방송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불협화음에 따른 집중력 저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DB 센터 치나누 오누아쿠도 코트 위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반복한다. 기량만 놓고 보면 리그 정상급 빅맨인데 집중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소극적인 수비와 리바운드. 공격에서도 해결사 면모를 보이지 못한다. 기둥 두 개가 부실하니 순항할 수 없는 DB다.

전망은 이렇지 않았다.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DB, KCC, KT 3강 판도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세 팀 모두 부상 혹은 불협화음으로 흔들린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