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구미 콘서트가 취소 된 가수 이승환이 광주 시민들의 초청에 화답했다. 구미를 떠나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서 공연을 예고했다.

이승환은 24일 자신의 SNS 계정에 “감사하다. 제가 매니저가 없는 관계로 협력사인 음향회사 대표님께서 연락 드릴 것 같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의 공연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강기정 광주시장은 SNS에 “이승환 가수를 광주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계엄이 얼마나 황당하고 엉터리였으면 K-pop을 응원하는 청소년들이 자기의 가장 소중한 응원봉을 들고 길거리를 나섰겠는가”라며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해주는 에너지, 바로 K-pop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승환이 즉각 응답하며 광주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이승환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구미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구미시 측이 대관을 취소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구미시는 “시민 안전 우려와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서 작성 거부”를 이유로 들었다.

이승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미시는 서약서 작성이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구미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 12.3 계엄령 선포 이후 정권에 대한 비판을 남긴 이승환에 불합리한 피해를 주겠다는 옹졸한 행위로 해석되고 있다. 또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경북 도민들과 이날을 위해 하루를 비워둘 뿐 아니라 각종 교통과 숙박을 예약한 이승환 팬들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파렴치한 행정이다.

이승환은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가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음악인들의 연대와 지지를 받으며 이승환은 다시 한번 자신의 음악적 신념과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이승환은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선후배, 동료 여러분”이라며 음악인의 긴급 성명을 보도한 기사들을 공유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외치고 끝끝내 찾겠다”며 “우리는 자유와 저항을 가슴에 품고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낡아빠진 구태로 시대의 전진을 거부하는 자들을 거부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세상의 모든 현실을 경험하고 축적하여 비현실을 그려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오늘의 부조리함과 불의함을 기억하고 아로새겨 훗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노래하자. 고결하고 아름다운 우리만의 언어로”라며 음악을 통해 부조리함을 기록하고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지금, 많이 행복하다.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하며 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