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오징어게임2’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가 26일 오후 5시 전세계에 공개되며 다시 한번 글로벌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시즌2 전회차 7회분을 사전 시사했다. 이에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이야기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내놓는다. <편집자주>

○△□⑤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오징어게임2’는 글로벌 흥행 이후에 만들어졌지만, 이야기 어디에도 미국적 요소를 가미하지 않았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세계적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말처럼 우직하게 한국적 정서를 그대로 밀고 나간다.

두 번째 게임 중간에 흘러나온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대표적이다. 총성이 울리며 피가 낭자한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는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라는 가사와 함께 처연하게 들린다.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성소수자 현주(박성훈 분)다. 황동혁 감독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득의양양했던 남자 그룹이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현주는 팀원을 진두지휘하며 어느 그룹보다 빠르게 게임을 해결해 나간다. 시즌3까지 이어질 이 드라마에서 현주가 가장 강력한 시민 리더가 될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서막이기도 하다.

○△□⑥ ‘OX투표’로 정해지는 민주주의

투표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다수결로 사안이 결정된다. 시즌1에서 딱 한 번 투표로 게임이 중단돼 현실로 돌아간다. 시즌2에서는 게임마다 투표를 해 게임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적인 것처럼 보인다. 핑크맨은 “여러분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한다”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한다. 적립금이 억대로 넘어가자, 모두 투표를 관두고 나갈 것만 같다.

결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기훈은 “이러다 다 죽는다. 살아야 다음이 있다”고 상대 팀을 설득하려 하지만, “한 게임만 더 하면 상금이 2억 4천이야”는 말에 사람들 눈빛은 맹수로 돌변한다. 139:116로 큰 격차로 세 번째 게임은 다시 시작된다. 아직, 물적 욕망이 충족되지 않았단 이야기다.

상금이 늘어난 뒤 사람들은 조금씩 ‘게임 중단’으로 돌아선다. 이젠 제법 숫자가 팽팽해진다. 게임을 계속해야 하는 쪽에선 위기를 느낀다. 게임 속 게임을 감행한다. 바로, 반대편을 죽여 없애는 도발을 감행한다. 핑크맨들은 상황을 그저 관전한다. 계엄 해제에 필요한 숫자, 탄핵안 투표 불성립 뒤 다시 통과된 탄핵 투표까지. 표 싸움을 놓고 벌이는 모습은 놀라운 만큼 한국의 현 상황과 닮아있다.

○△□⑦ 시민군의 반란→ 오늘날 한국과 전세계를 조명하다

‘오징어게임2’는 계급, 전쟁, 차별, 탐욕 등을 곳곳에 메타포로 깔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대입해 볼만한 점이 많다. 참가자끼리 벌어지는 반으로 쪼개져서 벌이는 전쟁은 한국은 물론, 미국 내 인종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확대해 돌아볼 측면이 있다.

프론트맨은 피지배 계급끼리 싸움을 보고 싶어 이 게임을 설계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결코 지배 계급을 이길 수 없단 생각에서다. 성기훈은 다르다. 456억원을 얻었지만, 피로 얻은 이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다. 게임에 다시 참여한 것 역시 455명의 목숨을 모두 살리기 위해서였다. 게임 참가자끼리 싸움이 벌어질 때, 성기훈이 시민군을 조직한다. 핑크맨의 무기를 탈취해 상층부로 올라가는 장면은 ‘오징어게임’ 수평적 싸움을 끝내고 수직적 싸움을 시작하겠단 의지다.

이는 의미 없는 죽음이 반복되고 있는 전 세계 수많은 전시와 사변 혹은 이에 준하는 일을 겪고 있는 국가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싸움은 눈에 보이는 앞에 있는 이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일을 꾸민 이와 싸우라고 말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