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오징어게임2’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가 26일 오후 5시 전세계에 공개되며 다시 한번 글로벌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시즌2 전회차 7회분을 사전 시사했다. 이에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이야기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내놓는다. <편집자주>
○△□①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게임 안과 밖
‘오징어게임2’ 초반, 준호(위하준 분)의 분량은 상당하다. 경찰인 동시에 시즌1에서 게임 내 잠입했기에 기대감은 극이 진행될수록 커진다. 프론트맨 동생이기도 한 데다 기훈과 함께 게임을 좌절시키려고 하지만,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경찰을 동원해 보려 상층부에게 미친놈 취급만 받는다. 낚싯배를 타고 섬을 잠입하려 하지만, 어느 섬인지도 특정하질 못한다.
기대는 금방 실망으로 바뀐다. 기훈이 사장으로 있는 ‘핑크모텔’에서 기관단총 연습까지 했건만, 시즌2 내내 배만 타다가 끝난다. 커진 스케일만큼 최소한 밖에서 벌어지는 전투신이 있어야 했다. 내부 조력자를 통해 안으로 잠입하는 설정도 필요하다면 해야 했다. 같이 섬을 찾던 선장 역을 맡은 오달수가 의심스러웠지만, 7회차에 갑자기 스릴러로 바뀌는 것 역시 개연성이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게임 안과 밖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계속 헛손질만 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와 지루함만 더한다. 시청자들이 느낄 갑갑함이 클 수밖에 없다.
○△□②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당 등 산만한 캐릭터 많아
이런 단절적인 흐름은 시즌 1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게임 참가자들이 투표로 게임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간 뒤, 이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전사를 비추는 장면에서 몰입도가 높아진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시즌1에서 풀려난 이들이 가운데 상우(박해수 분)가 선물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빚은 이야기나 덕수(허성태 분)가 도박 빚에 허덕이다 필리핀 조직에 쫓기는 장면 등이 그랬다.
참가자가 많다. 배우를 추렸건만, 그래도 많다. 주목해야 하는 인물을 더 명징하게 드러내야 했다. 황 감독이 가장 애착을 갖고 그린 트렌스젠더 현주(박성훈 분)에게 더 초점을 맞춰야 했다. 단순히 성전환에 필요한 수술비로 게임에 참여한 게 아닌, UDT 출신인 현주가 군대 내에서 보여준 리더십을 화면에 펼쳤어야 했다. 게임 내 역동적인 동작을 보여줘도 위화감이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극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화가 경석(이진욱 분)과 탈북민 노을(박규영 분)의 전사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후반부에 펼쳐지는 게임 전개와도 크게 어우러지지 않는다. 무당인 선녀(채국희 분)가 앞날을 내다보듯 기훈 등에게 내뱉는 대사도 고개를 자꾸 갸웃거리게 만든다. 유머를 의도한 것인지, 스릴러 요소인지 도무지 그 의미를 가늠키가 어렵다.
○△□③ 쓸데 없이 들어간 한국영화 오마주 대사
“성 사장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영화 ‘기생충’)
‘(입으로 지퍼를 닫는 시늉)’ (영화 ‘타짜’)
한국 시청자라면 ‘피식’하고 웃겠지만, 글로벌 시청자들은 다소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하다. 극 중에서 가장 쓸데없이 읊조린 대사다. 이런 오마주 형태의 대사가 한국 드라마에서 나왔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독립적 서사를 구축해 나가는 ‘오징어게임’에서 이런 장면은 과유불급이다.
시사회 후 불필요한 대사가 많다는 지적이 기자들 사이에서 더러 나왔다. 대사가 이야기 앞뒤를 강력하게 이어 붙이는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공이 많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를 과감하게 쳐낼 필요가 있었다. 통상 주·조연 2~4명이 영화·드라마 라운드 인터뷰에 나오는 것과 달리, 한국 드라마 사상 역대급이라 할 만큼 10명이나 되는 배우들이 인터뷰에 나오는 것 역시 이런 방증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