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높다. 빠르다. 무엇보다 각이 좋다. KIA 새 외국인 투수 애덤 올러(31)가 강렬하게 등장했다. 조쉬 린드블럼(전 두산) 헥터 노에시(전 KIA) 등을 위협할 만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러는 KBO리그 신입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100만달러(계약금 20만, 연봉 60만, 옵션 20만달러)에 계약했다. KIA가 그만큼 기대하는 투수라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마이애미 등에서 23차례 선발등판을 포함해 36경기를 던졌다. 빅리그 도전을 이어갈 수도 있는 나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하고 싶은 욕구가 커 KBO리그행을 결정했다는 후문.

지난 25일 한화를 상대로 처음 실전에 나섰는데,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속구 최고구속은 시속 153㎞까지 측정됐고, 슬라이더와 커브, 슬러브 등을 구사했다. 2이닝 동안 21개를 던지는 데 그칠만큼 완벽한 구위를 뽐냈다.
투구폼이 간결한데, 끌고 나오는 구간이 긴 편이다. 193㎝ 장신이라 타점도 높은 편이다. 속구 각이 워낙 좋으니, 떨어지는 변화구도 위력적이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모두 던지면서도 둘의 중간 단계인 슬러브로 완급조절도 한다.

슬러브는 과거 박찬호가 ‘코리안특급’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때 국내 팬에게 많이 알려진 구종. 박찬호는 좌타자 공략에 애를 먹던 박찬호는 커브와 슬라이더의 장점을 합친 슬러브를 장착해 빅리그 통산 124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던지는 방법에 따라 슬라이더처럼, 때로는 커브처럼 구속과 변화하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어 강속구 투수 박찬호에게는 효자 구종이다.

KBO리그에서는 스위퍼가 인기 구종으로 떠올랐지만, 아무나 던질 수 없는 ‘악마의 무기’로도 통한다. 반면 슬러브는 타자 입장에서는 ‘위험한 구종’이다. 횡으로 변하는 각을 키우면 우타자에게 위협적이고, 떨어지는 각을 크게 만들면 좌타자에게 ‘사라지는 공’처럼 보인다.
타점도 높고,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가뜩이나 면을 만들기 어려운데,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구종을 결정구로 보유하고 있으니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2017년과 지난해 등 KIA가 통합우승을 차지할 때는 외국인 투수 한 명만 도드라졌다. 2연패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KIA로서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원투펀치를 형성하는 것만큼 반가운 소식도 없다. 양현종 윤영철 등 왼손 투수들이 선발진에 포진한 점을 고려하면, 네일을 받쳐줄 강력한 오른손 투수가 필요하다.
부상 등 돌발변수만 없다면, 올시즌 KIA 선발진은 다른 팀이 부러워할 만하다. 첫 등판에서 ‘감탄’을 쏟아내게 한 외국인 투수는 그리 많지 않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