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런던 컴백…9월8일 웨스트엔드 공연

국내 데뷔작, ‘신인여자상→여자주연상’ 영광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배우 김수하가 10년 만에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금의환향한다. 이곳은 그의 데뷔 무대로, 이번 작품에서는 앙상블이 아닌 한국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여주인공으로 선다. 이젠 그를 대표하는 작품을 현지에서 뽐낼 시간이다.

김수하는 1일 서울 종로구 라디오M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웨스트엔드에 진출하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를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백성들이 시조와 춤으로 자유와 정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김수하는 세상을 바꾸려고 모인 비밀시조단 골빈당의 일원이자 시조로 목소리를 내는 ‘진(眞)’을 연기한다.

김수하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인연이 깊다. 2015년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으로 데뷔 후 4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처음 만난 작품이다. 그해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로부터 6년 후 데뷔 무대에서 K-뮤지컬의 파워를 소개한다.

작품의 여주인공 ‘진’은 이미 김수하를 위한 역할이었다. 그가 노래하는 영상을 본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가 ‘미스 사이공’ 스위스 투어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그를 캐스팅했다. 정확히는 설득했다. 송 대표 입장에서 아직 ‘아기’의 나이인 배우가 극을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수하만큼 노래에 매료돼 다른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당시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뮤지컬전공 휴학 중이었던 김수하는 국내 데뷔보다 졸업이 우선순위였다. 하지만 송 대표의 끈질긴 애정공세에 넘어갔다. 그는 “거절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네’라는 답을 듣기 위해 오셨다”며 “학교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졸업시켜주겠다는 대표님을 믿고 합류했다. 그런데 7년째 졸업을 못 하고 있다. 책임져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일원이 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후 뮤지컬 ‘렌트’ ‘하데스타운’ 등 굵직한 대작품들의 여주인공으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여자신인상’을 포함해 ‘여자주연상(5·9회)’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어떤 배우든 사람이든, 실력이 있어도 준비돼있어도 기회가 와야 잡을 수 있다. 대표님을 만나 좋은 기회가 생겼고, 지금에까지 올 수 있었다”며 “난 운이 좋아 항상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있다. 이 안에서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 컴퍼니를 만났다. 공연에 집중하고 배역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웨스트엔드 무대에 대해서는 “어려운 환경에서의 단 하루 공연이지만, 긍정적인 긴장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려고 한다. 우리가 잘했을 때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지기 때문”이라며 “편하게 놀러가는 마음보단 한국 대표로 간다는 마음가짐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웨스트엔드 공연은 ‘Swag Age in Concert’‘라는 작품명으로 오는 9월8일 질리언 린 시어터에서 단 하루 공연된다. 한국 무대는 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