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개그우먼 홍진경이 바위 틈새에 뿌리내린 소나무를 보며 또다시 눈물을 쏟았다.
지난 20일 홍진경의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는 ‘틈만나면 우는 홍진경, 조울증 싹 고쳐준 은인에게 배운 해결책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홍진경은 제작진과 함께 무려 30시간에 걸쳐 경남 통영의 욕지도를 찾았다. 그곳에는 개그맨 선배이자 작가, 사업가로 변신한 고명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홍진경은 “고명환 오빠를 드디어 만난다. 작가 포스 나지 않냐”며 반가워했으나, 고명환은 과거 영화 ‘두사부일체’ 속 바바리맨 캐릭터로 소개되며 시작부터 웃음을 안겼다. 고명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그 바바리 심지어 내 거다”라며 유쾌하게 받아쳤다.
고명환은 욕지도라는 지명에 대해 “알고자 하는(知) 욕망(欲)이 있는 섬”이라는 뜻깊은 해석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홍진경을 섬의 명소인 출렁다리와 언덕으로 안내했다.

이때 홍진경의 감수성을 자극한 것은 웅장한 풍경이 아닌, 바위 틈새에 힘겹게 자라난 작은 소나무였다. 고명환이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다. 올 때마다 인사한다”고 소개하자, 홍진경은 “여기 뭐야?”라며 나무의 처절한 생명력에 감동해 말을 잇지 못했다. 급기야 눈시울을 붉히는 홍진경을 보며 제작진은 “또 우울증(조울증) 시작됐다”며 농담 섞인 탄식을 내뱉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언덕 정상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던 홍진경은 “너무 잘 왔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우리 딸 라엘이도 데리고 오고 싶은데, 걔는 자연을 싫어한다. 백화점, 홍대, 반짝거리는 걸 좋아한다. 내 10대 때랑 똑같다”며 딸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놔 폭소를 자아냈다.

이후 낚시를 즐기던 홍진경은 절친 김숙과 통화를 하며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숙이 “거기 너무 재밌지?”라고 묻자, 홍진경은 “언니, 나 요새 심란한 거 알지? 여기 와서 바다 보는데 또 눈물이 나더라”라며 복잡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에 김숙은 “진경아, 언제까지 그렇게 갑갑하게 살 거니? 낚시성 기사에만 휘둘리며 살 거니? 낚시를 하면서 살아야지”라며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홍진경을 위로했다.
영상 말미, 고명환은 과거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대형 교통사고 경험을 털어놓으며 홍진경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살아난 뒤, 남에게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나’로 사는 삶을 살기로 했다”며 독서와 사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명환의 진심 어린 조언과 욕지도의 자연 속에서 홍진경은 비로소 편안한 미소를 되찾았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