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지독한 회피형인가, 피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질의응답이 예고된 자리였고, 멍석도 충분히 깔렸다. 그럼에도 배우 정우성은 혼외자 스캔들에 대한 정면 대응을 피했다.

정우성은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혼외자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취재진과 처음으로 공식 질의응답을 갖는 자리였다.

예상대로 혼외자 스캔들 관련 질문이 나왔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안인 만큼 현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정우성에게 쏠렸다.

정공법 대신 회피를 택했다. 정우성은 “오늘은 여러 배우들이 함께 모인 자리라 사적인 변화나 소회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이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물론 해당 행사가 정우성만을 위한 단독 공식석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현빈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도 함께 자리했기 때문에, 개인사를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것도 이해 가능하다.

혼외자 스캔들이 드라마 현장의 이슈를 모두 가져간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첫 질문부터 선을 긋는 것 또한 온당한지 되묻고 싶다. 이날은 정우성이 스캔들 이후 취재진과 처음 만나는 공식 석상이다. 충분히 질문이 나올만 했고, 담백하게 답할 수 있었다.

거창한 입장을 요구한 것도, 사과를 강요할 사안도 아니다. 정우성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며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에 준하는 발언이면 족했다. 대중에게 영향력을 강력히 끼치는 톱배우로서 개인사로 떠들썩하게 된 것에 입장표명을 하는 건 책임있는 자세다.

이번 ‘메이드 인 코리아’는 논란 이후 정우성의 복귀작이다. 스캔들 당시 이 드라마 촬영 중이었다. 풍파를 겪은 그가 배우로서 다시 대중 앞에 선 만큼, 어떤 각오로 작품에 임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위기를 기회로 돌릴 수 있었던 질문에 “여러 배우들이 모인 자리”라는 이유로 회피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식석상에 공개적인 사과를 한 여러 배우들의 사례를 놓고 보면 무책임한 결정이다.

더욱이 아이의 친모인 모델 문가비는 SNS를 통해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럴수록 아이의 친부인 정우성 역시 끊임없이 회자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피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또 다른 공식석상에서 같은 질문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