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봄기운이 아스팔트 위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3월의 양평. 차가운 강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거함을 만났다. 오늘의 주인공은 랜드로버의 기함, ‘올 뉴 레인지로버 P550e 오토바이오그래피’다.

이 거대한 럭셔리 요트와 함께 떠날 오늘의 음악은 하이브(HYBE)의 신예 보이그룹 코르티스(CORTIS)의 ‘왓 유 원트(What You Want)’다.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을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기타 리프와 묵직한 붐뱁 리듬이 어우러진 이 곡은, 클래식한 우아함 속에 폭발적인 성능을 감춘 레인지로버의 반전 매력과 절묘하게 닮아있다.

◇ 디자인: 차가운 회색, 그 이면의 따스함

레인지로버 P550e는 ‘카샤랑트 그레이 (Charente Grey)’ 슈트를 입고 있다. 특유의 이음새 없는(Seamless) 디자인은 마치 거대한 조약돌을 깎아놓은 듯 매끈하다.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낸 ‘환원주의’ 디자인 철학 덕분에, 약3톤에 달하는 거구가 부담스럽기보다 우아하게 다가온다.

특히 전면부 그릴과 헤드램프의 일체감, 그리고 측면을 가로지르는 간결한 라인은 도심의 빌딩 숲을 연상케 하는 차가운 세련미를 뽐낸다. 여기에 적용된 22인치 블랙 휠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우아함에 강인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 차가운 회색 문을 열면 반전이 시작된다. 실내는 온통 따스한 ‘캐러웨이(Caraway)’ 컬러의 세미 아닐린 가죽으로 뒤덮여 있다. 코르티스의 앨범명 ‘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인(Color Outside the Lines)’처럼, 정형화된 틀을 깨는 화사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햇살을 머금은 모래사장처럼 아늑한 실내는 운전자를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 인테리어 & 기능: 디지털로 빚어낸 정적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압도적인 정적이 흐른다. 13.1인치 피비 프로(Pivi Pro) 터치스크린은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시각적 소음을 없앴다. 계기판에는 RPM 게이지 대신 에너지 흐름도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차는 시동을 걸어도 엔진이 깨어나지 않는다.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이는 P550e는 마치 시동이 꺼진 듯 고요하다. 오직 메리디안 시그니처 사운드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코르티스의 그루비한 비트만이 실내를 채운다.

이 차가 단순한 럭셔리 SUV가 아님을 증명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탑재해 전기 모드만으로도 100km 가까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전기차처럼 조용하게, 장거리에서는 강력한 가솔린 엔진으로 거침없이 달린다.

◇ 주행 성능: 도로 위를 부유하는 서핑

엑셀을 밟으면 차체는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What You Want’의 가사처럼 원하는 곳 어디든 데려다줄 기세다. 레인지로버의 에어 서스펜션은 도로의 요철을 부드러운 파도처럼 바꿔버린다. 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충격보다는 기분 좋은 출렁임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주행이 아니라 ‘항해’에 가깝다.

하지만 P550e라는 이름값은 한다. 직렬 6기통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과 160kW 전기 모터가 합쳐져 시스템 출력 550마력을 뿜어낸다. 필요할 때면 언제든 야수처럼 튀어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만, 평소에는 신사처럼 점잖다.

◇ 총평: 낭만을 싣고 떠나는 나만의 라운지

레인지로버 P550e는 성공한 이들을 위한 가장 완벽한 피난처다. 회색빛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는 두꺼운 차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실내에서는 오직 나만의 음악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다.

코르티스가 노래하는 ‘What You Want’의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처럼, 이 차는 복잡한 세상에서 당신을 분리해 가장 안락하고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도로 위를 떠다니는 이 호사스러운 요트 위에서라면, 꽉 막힌 퇴근길조차 낭만적인 드라이브가 될 것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