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귀화가 ‘월드컵 본선행’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경쟁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 기회를 얻을 뿐이다.

해외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는 처음으로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드바흐) 역시 이번 3월 유럽 원정 2연전(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전)을 통해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 분데스리거 타이틀을 달고 커다란 관심 속 지난해 9월 미국 원정 2연전에 맞춰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A매치 5경기를 뛰었는데, 뚜렷한 존재 가치를 보이지 못했다.

독일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 등 다양한 보직을 수행한 카스트로프는 애초 대표팀 내 취약 포지션인 3선의 적임자로 여겨졌다. 기존 수비형 미드필더보다 활동량이 많고 싸움닭 기질을 지닌 만큼 새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표팀 레벨에서는 과제가 더 많아 보인다. 클럽과 다르게 단기간 소집돼 실리적인 경기를 펼쳐야 하는 만큼 중원 자원의 수비력과 전방을 향한 다양한 패스 능력은 더욱더 중요하다. 카스트로프는 많이 뛰지만 볼 줄기가 약한 면이 있다. 중원에서 힘겨루기도 기대만 못하다.

지난해 11월 가나와 평가전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다. 3선이 아닌 황인범이 뛰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는데 패스 성공률이 55%에 머물렀다. 차단, 태클, 클리어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전반 45분만 뛰고 물러났다.

그는 귀화 자원이라는 특별한 이력이 있지만 2003년생에 불과하다. 대표팀 중원에서 경기를 읽으며 공수를 지배할 수준에 이르려면 경험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가 최근 소속팀에서 왼쪽 윙백으로 꾸준히 뛰며 반전 디딤돌을 놨다. 3월 소집 명단 발표 전인 지난 14일 장크트 파울리와 분데스리가 26라운드 홈경기에서도 왼쪽 윙백으로 선발 57분을 뛰었다. 가뜩이나 대표팀 오른쪽 수비진에 설영우(즈베즈다), 김문환(대전)이 건재한 것과 다르게 왼쪽을 지키던 이명재(대전)가 부상으로 빠졌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을 왼쪽 수비 자원으로 선발했다. 그는 “옌스와 면담했는데 중앙 미드필더로 훈련하지 못해 갑자기 그 자리서 뛰는 건 어려움이 있다더라. 사이드백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을 플랜 A,B로 두며 실험해 왔다. 스리백을 가동할 때 ‘윙백’ 카스트로프에게 더 명확한 임무를 줄 수도 있다. 그가 이번 2연전에서 대표팀 생존을 두고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