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전 5.1이닝 5K 3실점 호투
일본 NPB 6년 무명 딛고 마침내 ‘프로 첫 승’
더그아웃서 할머니·누나 품에 안겨 ‘폭풍 눈물’
왕옌청 “다음엔 KS 우승 트로피 들고 울겠다”

[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내 최고의 공을 보여주기 위해 전력투구하겠다.”
한화 왕옌청(25)이 7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1군 첫 승리을 기록했다. KBO리그는 그에게 기회의 땅이다. 그 역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지난 29일 대전 키움전 선발 등판해 5.1이닝 동안 4안타 2사사구 5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승을 거뒀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거둔 값진 첫 승이자, 일본 프로야구(NPB) 시절에도 끝내 맛보지 못했던 감격스러운 ‘1군’ 승리였다.

사실 왕옌청에게 지난 6년은 인고의 시간이었다. 일본 NPB 라쿠텐에서 6시즌을 보냈으나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한 채 2군에만 머물렀다. 1군 무대에 서는 것이 평생의 소망이었다. KBO리그는 단순한 도전지가 아닌, 야구 인생을 건 간절한 ‘기회의 땅’이었다.
그는 “일본에서도 1군 승리가 없었는데 한국에서 첫 승을 거둬 정말 꿈만 같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특히 안방마님 최재훈의 공을 높게 샀다. “경기 전 (최)재훈이 형이 ‘오늘 무조건 공격적으로 가자’고 리드해준 덕분에 내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뿌릴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드라마의 절정은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펼쳐졌다. 왕옌청의 역사적인 데뷔전을 지켜보기 위해 대만에서 야구장을 찾아온 친할머니와 친누나, 여자친구가 현장을 찾은 것. 특히 할머니를 발견한 그는 아이처럼 할머니를 꼭 껴안은 채, 한참 동안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평소 눈물이 많기로 소문난(?) 그였지만, 이날의 눈물에는 7년의 무명 생활을 버텨온 고단함과 먼 타국에서 홀로 견뎌낸 외로움이 모두 녹아 있었다. 그 역시 “가족 얼굴을 보니, 고맙기도 하고 그동안 힘들었던 나날들이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첫 승의 감격 속에서도 투수로서 냉정함은 잃지 않았다. 그는 “10점 만점에 6.5점에서 7점 정도”라는 박한 점수를 매겼다.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다음 등판에서는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해 더 긴 이닝을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눈물로 쓴 데뷔전 일기는 이제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는 “시즌 중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 다음 눈물은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흘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