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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지난달 13일 KEB하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그룹 관계사 CEO들과 ‘하나멤버스’ 출시 기념 점등식을 갖고 있다. 제공 | KEB하나은행

[스포츠서울 박시정기자] 전문직에 종사하는 40대 남성 A씨는 평소 금융사나 이동통신사, 유통업체의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날려버린 적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경험을 했다. 지인의 소개로 앱을 깔고 그동안 누적된 제휴 포인트를 모아 클릭 몇 번만으로 ATM에서 현금으로 찾았다. 돈을 번 기분이 들었다. 재미를 본 그는 앱 곳곳을 둘러봤다. 현금으로 찾고 남은 포인트는 가맹 편의점에서 결제할 때 사용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 클릭하는 것으로 결제 절차가 끝났다. 구차스럽게 “포인트로 결제해주세요”라는 말을 할 필요조차 없었다.

하나금융그룹이 금융과 IT를 접목해 지난달 출시한 ‘하나멤버스’ 서비스가 금전적인 혜택과 편리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제휴사 포인트까지 현금화할 수 있는 멤버십프로그램이다. 더구나 하나금융그룹과 거래를 하지 않았던 사람도 앱을 다운로드받으면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다. 기존에 시중에 출시된 멤버십 포인트의 한계를 상당 부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멤버스’는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인 ‘하나머니’(1하나머니=1원)를 적립해준다. 적립된 ‘하나머니’는 그 자체로 현금으로 뽑아 쓸 수도 있고 자신의 계좌로 송금할 수도 있다. ‘OK캐쉬백’, 신세계 포인트인 ‘SSG머니’ 등 제휴사 포인트와 합산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달 말쯤 CJ그룹의 ‘ONE포인트’가 제휴사 포인트에 추가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제휴사를 지속적으로 늘려 가입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이전에 외환은행과 외환카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쌓인 ‘YES포인트’도 ‘하나머니’로 전환해준다.

ATM 출금, 본인 계좌 입금, 예금·펀드·보험 가입, 대출이자·수수료 납부, 카드 결제 등 모든 금융거래에서 ‘하나머니’를 복잡한 절차 없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편리함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국 230만여개의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스마트폰으로 포인트 사용 의향을 묻는 알림 메시지를 띄워준다. 사용자는 ‘하나머니’ 사용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를 어떤 가게에서 얼마나 사용할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나머니’를 지인에게 손쉽게 양도할 수도 있다. 전화번호만으로 지인과 ‘하나머니’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단 상대방도 ‘하나멤버스’에 가입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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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멤버스’ 서비스 출시 당일인 지난달 13일 KEB하나은행 본점 1층 365코너에서 한 고객이 ‘하나머니’를 ATM에서 현금으로 출금하고 있다. 제공|KEB하나은행

가입 절차도 간단하다. 전용 앱을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거나 홈페이지(www.hanamembership.com)를 통해 가입하면 된다. 통장이나 카드 등 별도 상품 가입 없이 14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최소한의 정보 입력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거래가 없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직관적인 화면 구성으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60대 이상의 노인들도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졌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월 금융권 최초로 핸드폰 번호를 통한 자금 이체, 비대면 채널을 통한 선불카드 발급, 스마트폰 전용 적금 가입이 가능한 ‘1Q뱅크’를 캐나다에서 오픈했다. 국내에서는 ‘하나멤버스’를 출시해 국내외에서 핀테크 금융 공략에 나섰다. 향후 간편결제솔루션인 ‘1Q페이’까지 출시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의 각종 포인트들이 여러 혜택을 강조해왔지만 이용자들이 포인트를 소진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불편했다. 쓰지 않은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소멸됐다. ‘하나멤버스’는 이같은 문제점을 대폭 개선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harli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