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NS-5000 GLV
GLV 시청실에 설치된 야마하 NS-5000 스피커. 소스기기로 오렌더의 W20이, DAC는 폴란드산 진공관 DAC이 사용됐다. 파워 앰프는 비올라의 콘체르토 앰프를 모노로 2대 연결해 구동했다.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야마하뮤직코리아가 야마하 역사상 최고급 스피커인 NS-5000을 국내에 공개했다. NS-5000은 국내 소비자가격이 2000만원에 달하는 제품으로, 야마하가 2007년에 발표한 당시 플래그십 스피커였던 소아보(Soavo) 이후 10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야마하의 하이엔드 스피커다.

야마하뮤직코리아는 NS-5000의 출시에 앞서 24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AV 인스톨숍 ‘GLV’에서 오디오평론가 4명을 초청해 NS-5000을 청음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품 설치와 세팅은 GLV의 대표이자 하이파이 오디오·AV 전문 인스톨러인 김한규 대표가 도음을 줬고, HS-5000에 대한 장시간 청음 소감도 덧붙여줬다.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야마하가 악기로 유명하다 보니 하이파이 오디오의 역사 또한 상당하다는 점이다. 1887년 리드 오르간을 만들면서 시작된 야마하의 역사는 1954년 ‘하이파이 턴테이블’을 만들면서 세계 최초로 ‘하이파이(High-Fidelity, Hi-Fi)’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이후 야마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니터 스피커 ‘NS-1000M’과 V-FET라고 불리는 세계 최초 정전기 유도 트랜지스터를 장착한 ‘B-1’ 파워 앰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CA-1000’ 프리앰프 등을 출시하는 등 하이파이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야마하 NS-5000
베릴륨에 필적하는 음향 속도가 특징인 자이론은 착색이 거의 없고 구동 앰프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스피커다.

최근 들어 야마하가 AV 리시버만큼 하이파이 제품들을 선보이지 않던 이유는 마이너 업그레이드 대신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보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NS-5000은 외관은 히트작인 NS1000M을 모티브로 삼은 복고풍이지만 그 내부는 완전히 새로운 신소재들로 바꾼, 야마하의 기념비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NS-5000은 가공이 어려운 자이론(Zylon) 소재를 가공해 트위터부터 우퍼, 베이스까지 자이론으로 통일시켰다. 자이론은 가볍고 탄성이 뛰어난 소재로, 포칼의 베릴륨, B&W의 다이아몬드·케블라파이버 등과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동일 소재로 전 대역 유닛을 만든 사례는 전무후무할 정도다.

야마하 관계자는 “자이론은 1.5㎜ 두께의 선으로 최대 3톤까지 들어올릴 만큼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섬유로, 케블라보다 강하다”면서 “자이론은 베릴륨에 필적하는 음향 속도를 제공하면서 얇게 만들어도 강도가 유지돼 트위터~우퍼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가공이 어려워 2008년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올해 완성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세계 최초로 트위터·미드레인지·우퍼 유닛이 동일 소재로 사용된 야마하의 최고급 스피커 NS-5000을 청음한 전문가 5명의 소감이다.

야마하 NS-5000
NS-5000 스피커의 모습. 야마하가 60년 이상 추구해 온 ‘내추럴 사운드’ 재생을 위해 공 들인 자이론 스피커 유닛이 전 대역에 걸쳐 사용된 야마하 사운드의 완성판이다.

김한규(GLV 오너, AV 인스톨러)

: NS-5000은 소리가 중립적이다. 여러 위치에서도 고르게 들리며 스위트 스폿(Sweet Spot, 최적의 시청위치)이 넓다. 유닛이 똑같아 음색의 통일감, 중음-저음-고음의 통일감이 매우 좋다. 상대적으로 드라이버 앰프 구동 손쉬워 앰프 매칭도 어렵지 않다. 소스에 굉장히 잘 반응해 앰프나 소스기기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모니터적이다. 트랜지스터 앰프에 연결하면 소리가 단정하게 나오고 진공관 앰프에 연결하면 뉘앙스가 풍성하게 전달돼 매칭하는 재미가 있는 제품이다.

여진욱(오디오 평론가)

: 야마하의 스피커 테크놀러지가 많이 적용돼 플래그십 스피커답다. 그래서 상당히 하이테크적인 날카롭고 분석적이며 현대적인 정밀한 사운드를 들려줄 줄 줄 알았는데 청음 시 진공관 앰프를 사용한 탓인지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해 놀랐다. 굉장히 모니터적인 제품이라 생각된다. 좋은 제품이다.

정영한(AV 평론가, 에지드 운영자)

: 야마하의 NS-5000은 첨단 소재인 자이론을 사용한 유닛 외에도 피아노 등 악기 제조에 사용되는 기술들이 대거 적용됐다. 인클로저도 훗카이도산 백색 자작나무가 사용됐고,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와 동일한 피아노 마감을 적용해.스피커보다는 악기에 가까운 느낌이다. NS-5000은 모든 유닛에 동일한 소재를 사용해 균일한 음색 및 음속을 유지하고, 탁월한 대역 밸런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내추럴 사운드’를 그려냈다.

박우진(하이파이 평론가, 하이파이넷 운영자)

: 직접 청음한 NS-5000의 소리는 꽤 포근하고 따스했다. 저음도 매우 풍성했다. 음색도 말끔하고 공간감이 잘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콘서트홀의 잔향감과 울림이 느껴져 만족감이 높았다.

조혁민(오디오 평론가, 헝그리오디오 대표)

: 궤짝 형태의 스피커이기에 으레 진하고 두툼한 성향의 소리를 상상했는데 소리가 금속 질감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사운드가 악기 소리의 질감을 잘 재생할 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도 잘 표현했다. 하이엔드적인 소리가 나와서 놀랐다. 반전의 매력이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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