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10일 오전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는 순간에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 직원들은 이날 개막한 장애인 스노보드 테스트이벤트와 스켈레톤 연습주간 준비에 숨이 가쁘게 뛰어다녔다.

다만 대통령 탄핵으로 그동안 족쇄처럼 따라다닌 최순실 일가의 ‘동계올림픽 이권 스캔들’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안도감이 조직위를 찾아왔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평창올림픽에 더 큰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라며 “평창올림픽이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평창조직위 직원들은 계속 이어지는 테스트이벤트 준비와 평창올림픽 준비에 눈코 틀새 없이 바쁘다”라며 “언제나 그렇듯 조직위는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올림픽 성공 개최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창조직위는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힘을 업은 최순실 일가 때문에 그동안 올림픽 준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평창올림픽 이권을 노린 최순실 일가의 걸림돌이 됐던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이 억지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를 겪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기획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기업들이 거액을 내면서 평창조직위는 올림픽 마케팅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더구나 평창올림픽이 최순실 일가의 이익 추구를 위한 ‘먹잇감’이 됐다는 국민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조직위의 홍보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그동안 평창조직위에 드리웠던 암울한 그림자가 어느 정도 걷힐 전망이다.

여기에 애초 대통령의 임기가 평창올림픽 기간에 끝나면서 개막 선언을 하는 대통령과 폐회식에 참석하는 대통령이 바뀌는 상황이 연출될 뻔했지만 새로운 대통령이 개막식과 폐막식을 모두 지킬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새로 뽑히는 대통령으로서도 취임 이후 가장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행사가 평창올림픽인 만큼 성공 개최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기대돼 조직위도 대회 준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대통령 탄핵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에도 일정 부분 변화도 예상된다.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개설했지만,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순실이 자신의 딸 정유라의 딸을 비호하기 위해 악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도 유지 여부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체육정책도 정부 주도가 아니라 대한체육회의 자율에 더 많은 부분이 맡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