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준석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롯데 최준석. 2017. 4. 21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한 방이다. 완벽한 노림수로 홈런을 만들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고, 에이스에게도 선발승을 선물했다. 롯데 베테랑 내야수 최준석(34)이 천적 NC와의 살얼음판 승부에서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최준석은 6일 마산 NC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6회초 결승 홈런을 기록했다. 17년차 베테랑 타자의 품격을 마음껏 뽐냈다. 6일 현재 1400경기 출장에 한 경기만 남겨둔 최준석은 NC 배터리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다. 2-2 동점 6회초 2사 1,3루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다. 앞선 타석에 힌트가 있었다. NC 불펜요원 김진성이 롯데 정훈을 상대로 포크볼 폭투를 범해 1,3루 몰렸고, 최준석은 낮은 코스는 버린 채 승부에 들어갔다. 바깥쪽 유인구에 말려들지 않아 풀카운트가 됐다. 김진성의 7구 포크볼이 힘없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에 들어오자, 최준석은 이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타구를 만들었다.

롯데는 최준석의 한방을 앞세워 5-4로 NC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5회까지 111구를 던지고 2-2로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박세웅(22)은 6회 터진 최준석의 홈런 덕분에 7승째를 거뒀다. 이날 박세웅은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5개의 구종을 골고루 섞으며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위축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5회말 NC가 꾸준히 대주자를 기용하고 작전을 펼쳤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근 박세웅은 호투를 펼쳤으나 선발승이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SK전에서 7이닝 1실점, 지난달 11일 한화전에선 6이닝 무실점했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올시즌 최소 이닝 투구에도 승리투수가 됐다. 최준석의 올시즌 첫 번째 원정경기 홈런을 등에 업은 박세웅은 리그 다승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동시에 박세웅은 이미 지난해와 동일한 승수를 챙겼다. 1군 풀타임 3년차에 두 자릿수 승을 바라보게 됐다.

경기 후 최준석은 “풀카운트였지만 뒤에 (이)대호가 있기 때문에 나한테 승부를 걸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유인구에 당하지 않으려 했는데 운이 좋게 실투가 들어왔다”고 홈런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박세웅에게 선발승을 선물한 것을 두고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이기도 하지만 지난주 우리 팀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이번주 시작이 특히 더 중요했다. 야구에선 꼴찌 팀도 1위 팀을 이길 수 있다. 만만치 않은 상위팀과 경기였지만 이겼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준석은 “올시즌 생각보다는 장타가 안 나오고 있다. 그래도 아직 90경기 이상 남았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투수들이 까다롭게 승부를 거는데 대호와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서 내게 승부를 걸 때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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