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최다빈
축구선수 이승우와 피겨스케이터 최다빈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스포츠서울 창간 32주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이승우와 최다빈은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열어젖힐 선두주자란 공통 분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이승우는 하계, 최다빈은 동계 종목을 하고 있고 이승우는 팀으로 싸우며, 최다빈은 홀로 연기한다. 이승우는 만 13세부터 스페인에서 해외 생활을 하고 있다. 초기엔 홀로 지내기도 했다. 최다빈은 국내에서 연습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유럽과 아시아 북미를 계속 오간다. 그래서 서로에게 묻고 싶은 것도 적지 않았다.

동생 최다빈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최다빈=

어릴 때부터 시작한 스페인 생활, 어떻게 이겨냈나요?

이승우=

처음 1~2년은 당연히 힘들었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 답답했다. 팀 동료들이 한국인이 아니고 유럽 아프리카 남미에서 온 사람들이라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대화가 됐고, 조금씩 적응이 됐다. 바르셀로나 3년차가 되니까 어려운 시기도 지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잘 적응하면서 버틴 것 같다.

이번엔 이승우의 질문 차례였다. 그는 “아, 이거다”라고 외쳤다. 한국에서 운동하는 남자들이라면 이루고 싶은 소망이다. 최다빈이 정답을 내놨다. 이승우는 물론이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새겨 들어야 할 얘기였다.

이=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우승도 목표로 갖고 있는데 먼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소감이 궁금하다.

최=

욕심을 버렸어요. 솔직히 경기할 땐 내 프로그램에 집중해야 해서 금메달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했더니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새 시상대 맨 위에 있더라고요.

둘의 주제는 서로의 종목으로 돌아갔다. 최다빈은 이승우가 곧잘 터트리는 ‘환상골’의 힘을, 이승우는 고독하게 연기하는 최다빈의 정신력이 궁금했다.

최=

(U-20)아르헨티나전 골은 어떤 힘에서 나오는 건가요?

이=

아, 경기장 안에선 나도 모르게 몸에 배어있던 것이 나오는 것 같다. ‘잘하자, 뭔가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면 그런 장면이 안 나온다. 편하게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이번 U-20 월드컵의 경우엔 많은 관중 수 앞에서 부담을 떨치고 플레이하고 싶었어. 난 어지간하면 부담 안 받고 경기하는데, 이번엔 아니더라고. (1차전 기니전)골이 빨리 터진 뒤부터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인 반면 피겨는 혼자 연기하는 종목인데 가장 신경쓰는 게 무엇인지….

최=

여자 피겨 선수들은 특히 기술에 한계가 있어요. 선수마다 구사하는 기술이 다 비슷하다는 뜻인데 어떤 선수가 가장 아름답게 하고 깨끗하게 하는지를 서로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좀 더 예쁘고 아름답게 하려는 게 보이죠.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