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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하이파이브요? 팀 속에 개인이 있다는 우리만의 의식이죠.”
최근 10경기에서 단 1패(6승3무). 울산현대 호성적의 숨은 비결엔 하이파이브가 있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7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8승5무4패(승점 29)를 기록한 울산은 비록 적지에서 승수쌓기엔 실패했으나 선두권 경쟁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올 시즌 김도훈호로 갈아탄 울산이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엔 팀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축구는 11명이 다같이 호흡하며 뛰는 종목이다. 아무리 개인의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동료와 함께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전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초반 부진에 빠졌을 때 김 감독은 베테랑서부터 신인까지 클럽하우스에 불러모아 훈련보다 대화에 초점을 두며 마음을 열게 했다. 지난 6월 초 A매치 휴식기에도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훈련 강도를 높이기 보다 소통을 장려했다. 새 감독 체제에서 경쟁에만 몰두했던 선수단 분위기는 어느새 서로를 위한 희생이 자리잡았다. 킥오프 전 ‘하이파이브’ 역시 이같은 다짐의 의식이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 중 코치진 부름을 받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울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몸풀기 전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팀 속에 개인이 있다. 팀이 있어야 개인이 있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의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울산 한 관계자는 “김 감독이 부임한 뒤 (킥오프 전) ‘하이파이브’를 하기 시작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졌다”면서 “처음에는 선수들도 어색해했는데 얼마 전 팀을 떠난 코바가 장난삼아 재밌게 만든 덕분에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내가 너를 믿는다’는 의미까지 담긴 하이파이브가 명가 부활을 노리는 울산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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