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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잠들었던 ‘포항 사나이’의 DNA가 다시 살아났다. 현역 은퇴 전 마지막으로 포항을 방문한 삼성 이승엽(41)이 홈런포 2개를 뽑아내며 포항에서의 강세를 이어갔다.
포항은 삼성에 ‘기회의 땅’으로 통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삼성은 포항에서 열린 41경기에서 31승 10패를 기록했다. 팀 타율은 0.309에 달했고 홈런도 44개나 나왔다. 이승엽에게도 그랬다. 그는 포항에서 열린 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고 타율 0.366을 기록했다. KBO리그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호 홈런도 포항에서 때려냈다. 포항에서의 매서운 활약을 바탕으로 이승엽에게는 ‘포항의 사나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올시즌 첫 번째 포항 방문에서 이승엽은 ‘포항의 사나이’ 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포항에서 열린 kt와 3연전에서 이승엽은 2경기에 출전해 6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볼넷 하나와 희생타 하나만을 기록했다. 팀은 위닝시리즈를 거뒀지만 이승엽에게는 물론 삼성팬에게도 아쉬운 올시즌 첫 포항 3연전이었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절치부심한 이승엽은 현역 마지막 포항 3연전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홈런 두 방으로 지난달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승엽은 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시즌 7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회 무사 1루 상황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시속 143㎞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뒤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2점 홈런을 때려냈다. ‘포항의 사나이’ DNA가 다시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달아오른 이승엽의 방망이는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 역시 송승준의 시속 143㎞짜리 몸쪽 직구를 공략해 다시 한 번 아치를 그려냈다. 안타 2개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승엽은 시즌 15, 16호 홈런을 기록함과 동시에 구자욱을 넘어 팀 내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승엽이 포항에서 홈런 2개를 때려낸 건 지난 2014년 5월 21일 롯데전, 같은해 6월 29일 한화전 이후 약 3년 만이다.
경기 후 이승엽은 “홈런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매타석 안타를 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원래 송승준에게 약했는데 오늘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포 2방을 앞세워 롯데의 연승행진을 저지하며 4-2로 승리했다. 팀이 뽑은 4점 가운데 3점은 이승엽이 홈런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은퇴전 마지막 포항 3연전 첫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이승엽의 활약에 포항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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