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 제주전에서 3-0 승리의 쐐기골이자 우승 확정골, 개인 통산 200호골을 넣은 뒤 리오넬 메시처럼 유니폼 상의 벗어 서포터 앞에서 흔들고있다. 전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북이 K리그 클래식 5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레전드’ 이동국은 사상 첫 K리그 200골을 달성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1분 터진 미드필더 이재성의 선제골과 후반 21분 이승기의 추가골, 후반 33분 이동국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21승9무6패(승점 72)가 된 전북은 추격자 제주(승점 65)를 7점 차로 따돌리며 남은 두 경기에 관계 없이 2009년과 2011년, 2014년, 2015년에 이은 5번째 별을 달았다. 제주는 이날 적지에서 전북을 제압할 경우, 내달 두 경기를 통해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나 고개를 숙였다.

최 감독은 이날 임종은과 최보경, 최철순의 스리백을 기반으로 하면서 전방에 제공권이 좋은 김신욱과 스피드가 탁월한 로페즈를 투톱으로 내세워 제주 격파에 나섰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맨투맨 수비가 좋은 최철순이 중앙 수비수로 나설 것을 예측, 최근 두 경기 연속 결승포를 터트린 마그노를 벤치로 돌렸다. 전북은 전반부터 제주의 골문을 공략했다. 점유율은 51%로 제주보다 근소하게 앞섰으나 슛에서 6-1로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가 없었다. 오히려 빠른 드리블과 연계 플레이를 앞세운 제주의 역습에 당황하기도 했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멤버 교체 없이 나선 후반 초반 제주의 골문이 열렸다. 지난 22일 강원 원정에서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린 이재성의 감각적인 왼발 발리슛이 닫혔던 원정팀 골망을 흔들었다. 문전 혼전 중 로페즈가 자신의 머리 뒤로 올린 패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이 때 이재성이 볼이 떨어지기 전에 제자리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때려 넣었다. 이재성의 골도 훌륭했지만 로페즈의 패스, 제주 선수 두 명을 따돌린 김신욱의 어시스트로 탁월했다.

이후 경기는 제주가 원점으로 돌려넣기 힘들게 흘러갔다. 제주는 후반 13분 박진포가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수적 열세에 몰렸다. 전반 30분 이은범 대신 들어간 마그노의 효과도 점점 떨어졌다.

최 감독은 유리한 흐름을 찾으면서 첫 번째 교체카드로 K리그 199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을 후반 21분 교체로 넣어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열기를 더욱 띄웠다. 전북은 그의 투입 1분 뒤 이승기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을 집어넣어 2-0으로 달아나고 2년 만의 정상 탈환에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후반 33분 1만7000여 관중이 함성을 지른 장면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로페즈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문전 헤딩골로 완성한 것이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처럼 자신의 유니폼을 벗은 뒤 홈 관중 앞에서 펼쳐보였다. 전북 서포터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관중석에선 A매치에서나 볼 수 있는 파도타기 응원이 이뤄졌다. 최근 9년간 5차례나 국내 프로축구를 제패한 전북의 위업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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