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운영 중인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사망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정신과전문의 양재웅이 이번엔 수상한 대관업무와 관련한 의혹에 휩싸였다.
한겨레는 17일 정신병원 내부자들이 폭로하는 시리즈물의 첫 번째로 부천 더블유진병원 전 관계자의 제보를 실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5월 다이어트 약물 중독치료차 입원한 30대 환자가 17일 만에 격리 ·강박 끝에 사망한 바 있다.
전 직원 A씨는 한겨레 측에 “병원에 독특한 직책을 갖고 대관 업무만 하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대관 업무를 위해 특정 담당자를 두지는 않는다. 일부 대형병원에 대외협력팀이 있지만, 말 그대로 주변 의료기관과의 협진 또는 해외환자 유치 등의 업무를 볼 뿐 대관업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이 분이 보호사 출신인데 10여년간 대관 업무를 하면서 억대가 넘는 연봉과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것으로 안다”라고 폭로했다.
문제의 인물이 하는 업무는 관할 지역 내 의료기관의 간부 및 병원 이사장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소개받은 경찰 및 검찰 관계자, 보건소 관계자, 보건복지부 산하 고위 간부들을 관리하는 역할이라는 것.
문제의 대관 업무 관계자에 대한 질의에 양원장은 “해당 근무자는 병원개설부터 현재까지 본원에서 근무하신 분이고 30년 동안 정신병원에 몸 담으며 현재 연봉이 1억4천만원가량 된다”라며 “자·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분들이 입원하는 정신병원 특성상 보건복지부와 보건소 및 경찰 쪽과도 소통(지역에서 발생하는 정신과적 응급상황 환자들에 대한 시·도 경찰서의 입원 의뢰)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대관 작업을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병원 행정의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A씨는 병원이 전반적으로 환자관리에 소홀하다는 증언도 이어갔다. A씨는 “언젠가 날 일이 났다고 생각했다. 지난 5월에 환자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러다 말 줄 알았다”라면서 “일단 환자를 잘 보지 않는다. 지난 5월 사망사건 때도 그러지 않았나. 환자를 방치한 거다. 이전에도 큰 사고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층에 입원한 환자가 커터칼을 소지하고 있다가 병동 끝 흡연실에서 목을 그었다. 입원 또는 외출·외박한 뒤 복귀할 때 소지품 검사는 보통 보호사들이 하는데 그날 2층에 보호사가 없었다. 특정 시간대 의료진 부족으로 약 2~3시간 공백이 생기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그때 간호사는 없고 간호조무사만 2명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분주히 오가며 거즈만 전달해줬고, 소방구급대가 올 때까지 지혈 등 응급처치는 원무과 직원이 했다”라고 말했다.
양원장은 이에 대해 “당시 해당 병동은 개방병동으로 환자들이 바깥에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형태여서 반입금지 물품을 가지고 들어오기 용이했고, 직원들이 검사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라고 밝혔지만 A씨는 “당시 병원에서 사고가 난 2층을 보건소에 개방병동으로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폐쇄병동이었다”라며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A씨는 5월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격리와 강박은 그냥 일상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 입원하면 이유가 없다. 일단 격리실 들어가고 묶는다. 환자가 협조적이더라도 웬만하면 일단 묶는다”라며 “편하려고 그러는 거다. 대부분의 환자는 입원하자마자 격리실에 갇히면 고함지르고 문 두드리게 돼 있다. 그러면 귀찮지 않은가. 바로 옆이 간호사실이다. 시끄럽다. 그럼 묶어버리는 거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A씨는 “대변물을 흘리고 뭔가 상태가 안 좋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왜 의사가 있던 근무시간에 외래를 안 보냈는지도 궁금하고, 야간 응급상황 때 왜 상급병원으로 응급이송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양재웅은 환자사망사건과 관련해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