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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국내 최초 통합 삼관마(Triple Crown)인 ‘파워블레이드’(수, 4세, 한국, R125)가 지난 10일 8억원이 걸린 그랑프리(GⅠ, 2300m)까지 접수하며 왕좌의 자리를 굳혔다. ‘파워블레이드’가 데뷔 3년만에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3가지 비결을 들여다봤다.
◇ 전설의 명마 ‘메니피’의 아들‘파워블레이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최고의 종마인 ‘리딩사이어’ 타이틀을 획득한 메니피의 자마다. 2015년 8월 데뷔 후 현재까지 벌어들인 수익만 30억원에 이른다. ‘경부대로’(2014년 대통령배 우승, 2014년 그랑프리 우승), ‘영천에이스’(2015년 코리안 더비 우승), ‘스피디퍼스트’(2013년 코리안더비 우승), ‘라이징글로리’(2012년 코리안오크스 우승) 등의 명마도 메니피를 아버지로 두고 있다. 메니피의 자마들은 대부분 스피드가 뛰어날 뿐 아니라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있어 경주마로서 훌륭한 역량을 갖췄다.
◇ 허를 찌르는 변칙적 선수기용이번 경주에서 ‘파워블레이드’와 함께한 선수는 경마관계자 모두의 예상을 깬 오경환(37) 기수였다. 1999년에 데뷔한 최고참 선수지만 대상경주 우승경험은 지난 2012년 동아일보배를 끝으로 5년 동안 전무했다. 최근 1년 승률 역시 7.6%(지난 11일 현재)에 불과해 성적도 우수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경환 기수는 경기종반에서 경주마의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다. 뜻밖의 선수기용에 대해 김영관 조교사는 “오경환 기수는 직선주로에서 경주마를 모는 힘이 다른 기수보다 탁월하다. 특히 막판 단거리에서 말들의 힘을 뽑아내는 데는 도가 텄고 그렇게 해줄 친구라 믿었기에 기용했다”고 말했다.
◇ 선입마이면서도 폭발적인 뒷심까지“초반에 힘을 빼고 페이스를 유지하다 직선주로에서 승부를 걸자던 작전이 들어맞았다.” 김영관 조교사는 ‘파워블레이드’가 당초 단거리에 강한 선입마 임에도 불구하고 장거리에서 추입능력까지 갖춘 강점을 십분 발휘하게 했다. 선두그룹에서 페이스 조절을 잘해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뒷심을 만들어 낸 것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 김 조교사는 “일찌감치 오 기수에게 추입이 작전이라고 말했다. 파워블레이드는 경주 초반에도 잘 뛰는 말이기 때문에 선두그룹만 유지해 준다면 초반 비축한 힘을 중후반 이후 폭발시켜 ‘역전’을 노리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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