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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날 믿고 자신 있게 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두산 최주환은(30)이 ‘단순함’으로 커리어 경신에 도전한다. 최주환은 지난해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 7홈런 57타점 65득점했다. 지난 2006년 프로 입단 후 첫 규정 타석 진입, 첫 3할 타율, 첫 세 자릿수 안타, 첫 올스타 출전이었다. 가을에도 존재감을 뽐냈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폭발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에 임한 최주환은 구단과 인터뷰를 통해 “2년 전 너무 위축됐으나 작년에는 자신감을 갖고 뛰었다”고 밝혔다.
- 비시즌 어떻게 준비했나?2년 전부터 다니던 방이동 S-GYM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을 만들었다. 순발력 향상을 위한 훈련이 효과를 봤던 만큼 올해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센터에서 아킬레스건 강화를 위해 점프 운동을 많이 했다. 등근육도 단련 시켰다. 작년 기운을 그대로 이어가려 최대한 노력했다. 몸무게는 지난 시즌 86kg이었는데, 87~88kg으로 유지하고 있다. 순발력을 유지하면서 파워를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
- 1차 캠프 절반이 지났다. 느낌은?첫 날 훈련할 때부터 괜찮았다. 아픈 곳 없이, 무리 없이,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해 부족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하려 한다. 감독님이 ‘타석에서 조금 급하다’고 지적해주신만큼, 여유를 가지려 한다. 동시에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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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얘기를 해보자. 어떻게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 수 있었나?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같은 얘기이지만, 순발력이 좋아지면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수비에서 특히 효과를 봤다. 야구는 인치 싸움이라고 하지 않는가. 반발 더 가느냐, 못 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만큼 스타트가 중요하다. 돌아보면, 몸이 가벼워졌고 그러면서 스타트가 좋아졌다. 경기를 뛸 수록 자신감도 붙었다. 하루는 시즌 뒤 내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봤는데, 예년과 비교할 수없을 만큼 수비 분량이 늘었더라. 기분 좋았다.
- 데뷔 첫 규정타석 진입, 3할 타율, 플레이오프에서는 만루홈런까지 때렸다.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나?
한 장면만 꼽으라면 만루홈런을 친 순간이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끝까지 완주했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 게임, 한 게임 하다보니 금세 144경기가 끝났다.
- 3할로 끝내느냐, 2할로 끝내느냐가 마지막 경기에 달려있었다. 당시 기분은?사람인지가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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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고비가 없던 지난 시즌 같다.
아니다.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시즌 같지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는데, 우승하지 못한 건 작년뿐이다. 시리즈가 끝나니 너무 허무하더라. 그리고, 작년 시즌 중반 팬 한 분과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내가 너무 성급했고, 죄송했다. 계속 신경쓰여서 야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다행히 며칠 뒤 그 팬 분과 직접 통화가 됐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니 마음이 한 결 가벼워졌다. 당시 정말 많은 걸 느꼈는데, 팬 분께서 본인도 죄송하다고, 야구 더 잘하길 바란다고 응원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 연봉이 삭감됐다가 1년 만에 대폭 인상됐다?
책임감이 생긴다. 2016시즌에는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돼 내 플레이를 못했다.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했고, 너무 나약했다. 의욕이 앞서 생각처럼 야구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 날 더 믿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지난 시즌 ‘2군에서 타격왕도 해봤는데 무엇이 두렵냐’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야구를 했다. 또 한번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없지 않냐고 힘을 냈다.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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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시즌 목표는?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라운드에서 내 자신을 믿고 플레이하고 싶다. 몇 마디의 말보다 경기력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듯이 내가 자신 있게 플레이하면 남들도 그렇게 본다. 누구에게나 당당할 수 있게, 소신 있게 야구하겠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