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초고속인터넷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던 것에 대해 과징금 징계를 내렸다.

방통위는 2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페이스북 접속경로 임의변경 행위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 이익저해행위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서비스 접속 장애 등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이익 저해행위 등 금지행위 위반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사실조사를 실시해 왔다.

사실조사 결과, 페이스북은 SK텔레콤·LG유플러스에 대해 KT를 통해 접속하도록 했으나, KT와의 계약기간이 충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와의 구체적인 협의나 이용자 고지 없이 2016년 12월에 SK텔레콤의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우회하도록 변경하고, 2017년 1～2월에는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해당 통신사를 이용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접속이 안 되거나 동영상 재생 등 일부 서비스의 이용이 어려워졌으며, 이용자 문의‧불만 접수 건 수는 접속경로 변경 후에 크게 증가했다. 또한, 통신사 고객센터 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페이스북 접속장애 관련 불만‧문의 글이 300여건 게시되는 등 다수의 이용자가 불만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페이스북은 접속경로 변경 이후 접속 품질이 저하돼 이용자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는 국내 통신사업자의 문제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서비스 품질이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았으며, 국내 통신사들은 이용자의 접속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비용을 들여 해외 접속 용량을 증설했다.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접속경로 변경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자 결국 지난해 10~11월 원복 시켰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글로벌 통신사업자인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업자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외로 접속경로를 변경해 국내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한 사건”이라며 “앞으로 방통위는 인터넷 플랫폼 시장에서 새로이 발생할 수 있는 금지행위 유형을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쟁점은 페이스북이 캐시서버를 둔 KT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업자와의 개별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여부다. 페이스북은 타 통신사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방통위 결정에 대해 페이스북 관계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페이스북의 지향점은 사용자 최적화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통신사업자와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