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로나=스포츠서울 정재은통신원]20살 이승우는 아직 축구 선수로서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연령별 대표를 거쳐 지난 6월 한국 축구 사상 4번째로 어린 나이(실제로는 이동국에 이어 2번째)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 등 이미 다양한 국제대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승우가 기억하는 지금까지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과 베스트 골은 무엇일까.
그는 스포츠서울과 추석특집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를 밝혔다. 우선 최고의 순간은 지난 6월18일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돼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았을 때였다. 이승우는 후반 28분 구자철 대신 들어가며 월드컵에 데뷔했다. 한국은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페널티킥 결승포를 내주며 패했으나 이승우는 스웨덴전에서 짧은 시간에도 창의적인 움직임과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한국이 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어린 나이에 그렇게 큰 자리에 섰던 것만으로도 뜻 깊었다”며 “믿어지지 않는다. 뿌듯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스웨덴전 활약을 발판 삼아 멕시코와 2차전에서도 교체로 투입됐다. 멕시코전에선 후반 19분 주세종 대신 신태용호 첫 번째 교체 멤버로 입지가 상승했다.
최고의 골은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 8강전 일본과 경기에서 뽑아낸 60m 드리블 뒤 득점포였다. 하프라인 아래서부터 볼을 잡아 일본 선수 4~5명을 데리고 돌파했는데 상대 골키퍼까지 무너트리며 골망을 출렁였다. 한국은 이 경기를 이겨 일본을 제치고 이듬 해 칠레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출전했다.
이승우에겐 원더골이 많다. 지난 해 3월 U-20 대표팀 친선대회 잠비아전 로빙 슛은 차범근 감독의 극찬을 이끌어냈고, 두 달 뒤 U-20 월드컵 본선에선 리오넬 메시의 나라 아르헨티나전에서 역시 50m 드리블 뒤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골을 넣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지난 5월 AC밀란전에서 통렬한 발리슛을 뽑아낸 이탈리아 세리에A 데뷔골, 지난 1월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 선제골도 훌륭했다.
그러나 이승우에겐 여전히 4년 전 일본을 눌렀던 그 골이 최고다. 이승우는 “대표팀에 가면 항상 멋있게 넣어서”라며 “하하”하고 웃은 뒤 “그래도 U -16 아시아선수권 일본전 때 넣은 게 가장 좋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