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영상캡쳐
‘육룡의 나르샤’가 방송되고 있는 트위치 영상캡쳐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인터넷 방송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통합방송법이 추진되고 이지만 사실상 국내 동영상 기업만 규제하는 역차별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동영상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 등 해외사업자들은 규제 사각지대에 놔둔 채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 사업자와 국내 1인 미디어 사업자만 규제해 향후 미디어 콘텐츠 주도권을 해외에 통째로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통합방송법 해외 플랫폼 규제 가능한가?

최근 발의된 통합방송법은 1인 미디어를 방송으로 보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1인 미디어 플랫폼 대부분이 현재보다 다양한 규제를 받게 된다. 또한 동일기업집단의 유료방송 합산 시장점유율이 33.33%를 넘으면 안 된다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법’도 담을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국내 동영상 시장의 포식자인 유튜브는 실시간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인 미디어에 대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또한 유료 방송도 아니어서 유료방송 합산규제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사실상 최근 추진되고 있는 각종 규제법과 상관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법이 정작 규제를 해야 할 해외 업체는 제외하고 국내 사업자들만 옥죌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게임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트위치는 업계간 결제한도를 협의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 아예 국내 자율 규제마저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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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영상 플랫폼 트위치에서 전달되고 있는 음란 방송

◇ 유튜브, 트위치 기본도 지키지 않아

해외 사업자들에 국내 규제 시스템에 얼마나 둔감한지는 유튜브나 트위치에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유력 정치인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 재당 이사장을 비롯해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 국회의원들이 개인방송을 만들고 있는 유튜브는 기본적인 콘텐츠 필터링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

유튜브는 사용자에 맞는 추천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검색어만 쳐봐도 쉽게 음란물을 찾을 수 있다. 검색어로 ‘19금’, ‘porno’, ‘AV’를 치면 다수 외설적인 콘텐츠가 검색된다. 검색어 조합에 따라 실제 야동 또한 시청할 수 있다.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트위치도 마찬가지다. 트위치는 해외 포르노 영상이 실시간으로 상영되고 있었다. 여성의 음부 노출은 물론 실제 성행위를 하는 영상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영상들을 회원가입도 안 한 상태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특히 트위치는 게임을 중심으로 한 실시간 방송이 주를 이루고 있어 청소년 이용자층이 많은 것이 현실.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 과정이 없다보니 성인물 영상이 그대로 청소년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을 중시한다는 미국의 플랫폼이지만 저작권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국내 영상이나 음원 서비스에서는 음원이용료의 65%에 해당하는 원저작자에게 지급해야하지만 유튜브는 이러한 저작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트위치에는 해외 영화는 물론 국내 드라마까지 실시간으로 상영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에 접속한 트위치에는 국내 드라마인 ‘육룡이 나르샤’가 재생되고 있었다.

유튜브 신태일
막장 콘텐츠로 국내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계정정지 처분을 받은 한 이용자가 유튜브에서 1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막장 콘텐츠의 막장

막장 콘텐츠로 국내 플랫폼에서 계정 정지를 당한 한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은 유튜브와 트위치에서는 별다른 제재 없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신 모씨는 초등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막장 콘텐츠로 다수 플랫폼에서 영구 정지를 당한 1인 미디어다. 그런데 계정 정지를 피해 유튜브에서 계속해서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24시간 모니터링 인력을 배치하고 계정 소유주에 대한 계정 생성이 불가능하도록 엄격히 제한하는 것에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실제 일부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은 국내 플랫폼에서 퇴출당하면 유튜브나 트위치로 옮겨 방송하면 된다는 인식으로 도를 넘는 방송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동영상 사업자들은 규제에 민감해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영상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와 트위치와 같은 해외 플랫폼은 이런 규제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라며 “문제가 있는 콘텐츠를 신고해도 처리 시간이 국내 업체에 비해 오래 걸려 사실상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