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당당하게 '덕질'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팬 TALK'은 팬이 직접 말하는 스타의 '입덕 포인트'와 이젠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은 다양한 '팬덤(fandom)'의 특징을 집중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 팬 자기소개서


스타 : 신화 (에릭, 이민우, 김동완, 신혜성, 전진, 앤디)


팬덤 공식 명칭 : 신화창조 (애칭은 주황공주)


팬클럽 창단 : 1998년 (덕분에 1세대, 2세대, 3세대까지의 아이돌 팬덤 문화를 모두 클리어)


공식색 : 주황색


응원도구 : 세기말 시절부터 입어온 주황색 우비 + 응원봉 (1세대는 주황풍선)


응원구호: 신화산 (신화 멤버들이 '산'이라는 만화 캐릭터를 좋아해서 붙여서 쓰게 됨)


입덕 포인트 : #의리 #비글미 #원조 짐승돌 #으른섹시(어른섹시)



[스포츠서울 조효정 인턴기자] '장수돌' '원조 짐승돌' '비글돌'. 올해로 21년, 오랜 시간 가요계를 지켜왔기에 그룹 신화를 수식하는 표현은 그들의 기나긴 역사만큼이나 다양하다.


1998년 3월 24일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신화는 이름 그대로 가는 길마다 '신화'를 만들었다. 국내 아이돌 그룹 최초로 개별 활동을 시작해 '연기돌' '예능돌'로 불리며 활동분야를 넓혀 아이돌의 미래를 개척해왔다. 또한, 데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룹의 해체나 멤버의 탈퇴 및 교체가 없었던 국내 최장수 아이돌로 '오래 활동한 그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긴 역사만큼 팬덤도 막강하지만 그렇다고 올드팬만 있는 건 아니다. 10집 컴백 바로 이전 '신화방송'이라는 단독 예능을 통해 어린 팬들을 유입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1세대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3~5년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신화의 생명력은 더욱 눈에 띈다. 데뷔 7년차인 2004년 서울가요대상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1집을 제외한 모든 활동 곡이 음악방송에서 1위를 거두는 등 매 앨범 출시 때마다 입지전적인 기록을 쌓아왔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국내 가수이며, 첫 단독 콘서트, 10주년 기념 콘서트, 20주년 기념 콘서트, 그리고 지난 20일과 21일에 열린 21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도 여지없이 올림픽체조경기장 2만석을 가득 메웠다.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신화에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종료 후 굿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뒤, 상표권 분쟁에 휘말리게 된 것. 여기에 멤버들의 입대도 겹치면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의 그룹 활동 공백기를 갖게 됐다. 이대로 해체 절차를 밟는가 했지만, 2011년에 모든 멤버가 똑같은 지분을 투자해 신화의 독자적 활동을 위한 기획사인 신화컴퍼니를 설립했다. 끊임없는 법정 공방과 협상을 통해 결국 2015년 5월 본인들의 상표권을 찾아올 수 있었다.


4년이라는 긴 공백기, 법정 공방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2019년 4월 20일과 21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1주년 콘서트는 2만 개의 주황빛으로 물들어있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기에 신화는 뭉칠 수 있었고, 신화창조는 기다릴 수 있었다. 긴 시간이 아이돌에게 독이 될거라는 세간의 생각과 달리, 신화와 신화창조에게 21년이란 시간은 '믿음'과 '안정감'이라는 선물이 됐다.


이번 21주년 콘서트에서 신화는 "신화에게 신화창조는 평생 1순위"(에릭에게는 2순위)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화창조에게 신화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 20일과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1주년 신화콘서트-챕터4(2019 SHINHWA 21st ANNIVERSARY CONCERT-CHAPTER 4)'에서 수많은 신화창조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 "반전매력", 신화를 사랑하게 된 이유
신화창조는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신화의 매력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대표적으로 말하는 신화의 매력은 '비글미' '실력' '으른섹시(어른섹시)' '의리' 등 다양하다. 21년을 봤으면 하나의 매력만 발견하기 어려울 법도.


특히 '원조 짐승돌' 신화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그룹 본래의 음악적 색을 유지하는 것이 강점이다. 신화를 대표하는 장르는 화려한 사운드의 댄스음악으로 퍼포먼스로도 유명하다. 4집 '와일드 아이즈'에서 의자를, 5집 '퍼펙트 맨'에서는 스탱딩 마이크를 국내 아이돌 최초로 무대 소품으로 활용해 화제가 됐다. 신화의 섹시하면서 화려한 퍼포먼스는 단순히 완성도 높고 이색적인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댄스 그룹도 장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모범적이다.


"오빠들의 '예쁘신' 얼굴에 반해서 좋아하게 됐었죠. 오빠들의 콘서트 소식을 듣고 갔다가 오빠들의 열정, 즐거움에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됐습니다.아이돌 가수로서 노래는 당연하고 연기 예능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매번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시죠. 절대적인 어른 섹시(으른섹시)는 절대적 매력입니다"-오렌지신화(33)


"'와일드 아이즈'무대를 보는데 너무 섹시해서 취재를 해야 한다는 본분을 잊고 그 시절 10대 소녀로 돌아가 응원봉을 흔들었어요. 역시 우리 오빠들이에요"-혜성바라기(29)


또한, 신화는 국내 최초로 그룹활동과 개인 활동을 병행한 아이돌이다. 멤버 개개인이 솔로 음반, 예능, 드라마, 광고 등 다양한 연예분야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2000년대 중반에는 "방송만 틀면 신화가 나온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 특히 신화는 예능에서 빛을 발했는데,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속 활약과 '신화방송'에서 보여준 특유의 멤버 간 케미, 개그감과 비글미를 뽐내며 10대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완벽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무대와 달리 두려움 없이 망가지는 예능에서의 모습은 팬들에게 '반전매력'으로 다가왔다. 신화는 이번 21주년 콘서트에서도 반전매력을 끊임없이 보여줬다. '와일드 아이즈' '퍼펙트맨'으로 강렬한 남성미를 뽐내다가 공연 중간에는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나타나 무대를 함께하기도. 김동완은 "제 SNS에 비둘기 계정으로 '구구구구'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말해 웃음을 주었다.


"수많은 아이돌이 생겼다 사라진 가요계에서 21년을 버텨낸것만으로도 매력이 입증된 아이돌! 예전에 어릴 때는 오빠들이 무대는 완전 멋있는데, 무대 아닌데서는 산만한게 최고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가식도 없고 신비주의도 없는 모습이 얼마나 신선하던지! 그리고 이젠 변함없이 한결 같아서 좋아요. 그냥 다 믿고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맘놓고 좋아하기만 하면 되니까 얼마나 편해요!" - 김유경(36)


"신화의 노래가 매우 좋고 각 보컬과 랩 담당들의 목소리가 특색 있어서 좋아하게 됐어요. 초등학교 때 노래를 들어봤다가 아 좋다! 싶었죠. 노래를 잘하는데 춤도 잘 추고 거기다 잘 생기기까지 했고! 또 거기다 무대와 예능에서의 갭이 정말 커서 좋아하게 됐어요"-이지현(32세)


"여섯 사람 각자의 활동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매력이 신화로서 하나로 모였을 때 폭발력이 대단합니다. 배우로서 보여주는 모습, 리얼버라이어티로 보여주는 유쾌한 모습과 요리실력, 노래와 춤으로 보이는 솔로 가수의 모습. 그런 여섯 가지 재능이 신화로서 모인 무대는 최고죠"-yae(40대)


"콘서트에 가보면 신화의 노력·열정. 팬부심. 우정. 이 모든 게 있어요. 이게 어디서 나오는 지가 포인트예요! 바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 유일무이 장수 아이돌!! 우리 신화 오빠들의 팬 사랑과 우정! 그들은 41년 나이 중 21년을 (인생의 반보다 더) 신화로 살았어요, 그렇게 유지할 수 있는 우리 신화. 이거면 매력포인트 설명이 필요 없어요"-수현(34)


"2012년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신화방송을 봤어요. 처음엔 재미로 봤는데 점점 신화라는 그룹에 대해 알게됐어요. 솔직히 지금 그저 비즈니스 관계로 활동하다가 해체한 그룹이 많잖아요. 신화 멤버들이 오랫동안 같이 활동하는 모습도 멋있고 가족같이 서로 응원하고 챙겨주는 것도 정말 보기 좋았어요. 신화와 신화창조 서로 의리, 약속 지키는 게 너무 따뜻해서 저도 그 중의 한 명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Star Chen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비둘기(?)



▶ 21년간의 신화창조활동으로 얻은 '추억' 그리고 '인연'

신화창조 활동은 단순히 덕질하는 즐거움만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특별한 학창시절의 추억과 인연을 선물해줬다. 대만,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팬들은 오직 신화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전날 예비 결혼식을 끝내고 바로 콘서트에 온 커플이 눈에 띄었다. 김요한(36), 서예림(31) 커플은 함께 신화콘서트를 다니며 데이트를 즐긴다고 밝혔다. 신화창조 20년 차라는 서예림 씨는 "예비신랑과 오빠들은 다른 매력이 있다. 오빠들은 제 인생에서 빠질 수 없다. 결혼 후에도 오빠들을 사랑하겠다"고 전했고, 김요한 씨는 "함께 공연 다니겠습니다"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김동완의 일본 팬사이트 운영자라고 밝힌 한 일본팬(yae·40대)은 "신화를 보고 싶어서 여권을 취득했고, 첫 해외여행은 신화 콘서트였어요. 많은 만남을 준 게 바로 신화였어요. 팬 활동을 시작했을 때 해외 팬을 따뜻하게 맞아준 동완 씨의 팬 사이트 덕분에 팬 활동의 기초를 닦은 것 같습니다. 신화와 만남은 제 인생의 기적입니다"라고 밝혔다.

허사랑 씨(34)는 "중학교 때 반 친구들이랑 함께 신화팬이 되었어요, 당시에 친한 친구들과 같이 팬 활동하는 것도 일종의 친함의 상징이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빠들 21주년 콘서트까지 왔어요. 지금도 그때 중학교 친구와 함께 콘서트에 다녀요. 그 친구는 아이 둘을 가진 엄마가 되고 서로 자주 못 보는데 콘서트 갈 때 만나게 되면 중학교 그 시절 소녀들로 돌아가는 기분에 항상 너무 설레요"라며 학창시절 추억을 공개했다.


이어 "제가 한복 디자이너라 신화콘서트에 꼭 주황색 한복을 만들어 입고 가겠다고 결심했었는데 21주년 콘서트에 이루었어요. 친구랑 같이 맞춰 입고 부채 들고 인스타그램에 인증사진을 올려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합니다"라며 남다른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기부를 시작한 팬도 있었다. 이지현 씨(32)는 "부모님께 용돈 받아서 쓰는 학생 신분을 벗어나 직장인으로서 제가 번 돈으로 좋은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오빠들이 진행한 프로그램을 보게 됐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매월 기부를 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매년 5월에 초록우산에서 '후원자님의 후원 ○주년 기념일입니다'라는 축하 메일이 오는데 오빠들 덕에 시작한 좋은 일이라 뿌듯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2004년 12월 10일 신화가 처음으로 대상을 타던 날, 야간자율학습을 하다 고3 친구들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린 사연, 미국에서 신화의 음악을 들으며 향수병을 달랬던 경험도 전했다.


눈에 띄는 남성팬들도 있었다. 강원도에서 온 이준호 씨(30)와 강희범 씨(30)는 중학생이던 시절 신화를 함께 좋아하고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15년째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성과 김동완이 최애라는 이들은 주황색 커플룩(?)까지 입으며 덕질 우정을 과시했다.


▶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신화창조를 감동시킨 신화의 진심

신화는 팬 사랑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특히 김동완의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라는 명언은 머글(덕후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알 정도. 신화창조는 이런 신화의 진정성 때문에 신화에게서 더욱 빠져나오지 못한다.


"민우 오빠가 했던 '우리는 최장수 아이돌이고 여러분은 최장수 팬클럽'이라는 말에 감동했어요. '최장수' 팬클럽이란 말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신화창조도 신화를 따라 21년을 함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벅차오르고 많은 뜻이 담긴 듯한 멘트였어요"-신재림(24)


"에릭 오빠가 콘서트 중 '일하다 보면 남한테 상처주려는 사람도 많고 짓밟고 올라가려는 사람도 많고 남에게 상처 주기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여기 있는 사람 전부 내 편이네요'라고 하셨어요. 저도 상처받고 힘들어하면서 내 편을 찾고 있었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당시 '생활을 접을까'라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가졌는데 오빠가 그 말씀하시는 걸 듣고 '내 편이 여기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의 위로도 많이 받고 오빠들 한 번 더 보려고 열심히 살게 됐죠"-오렌지신화(33)


"동완 오빠는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등등 인생에 자극을 주는 멘트를 많이 해주세요. 실제로 그 말 듣고 자극받아서 공부 열심히 한 친구들도 많이 있고 지금까지도 자주 회자되는 멘트고요. 팬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알게 모르게 신화에게 정신적으로 기대고 있는 게 많이 있는데 오빠들도 그걸 알고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이지현(32)


"옛날에 오빠들 8집 활동할 때였을 거예요. 'SBS 인기가요'였나. 음악방송 전날 팬분들 밤샘할 때 좀 위험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오빠들이 소식 듣고 SBS 주변을 차로 돌면서 팬들 안전을 살폈다는 이야기가 팬카페에 돈 적이 있어요. 제가 당시 그 자리에 있진 않았지만, 그 이야기 듣고 '역시 내 가수 정말 멋있는 사람들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김가현(27)


"동완 오빠는 진짜 동네 오빠 같이 대해줘요. 자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하고 소통해요. 답글도 많이 해주시는 편이에요. 이제 신화창조들이 대부분 다 직장 다니는데 누구나 한두 번쯤 업무 권태기가 와요. 그런 댓글 보면 일반 아이돌처럼 '화이팅하세요'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항상 '네 빚을 생각해봐. 신용카드값 내야지' 이런 식으로 센스있게 답해줘서 저희도 웃으면서 힘을 내는 것 같아요"-Star Chen


"2015년 콘서트 때였는데 여름이니까 팬들 힘들까봐 공연장 밖에서 대기 공간에 쿨존(Cool zone)에 부채까지 준비해주셨어요. 입장할 때 음료수 주고 퇴장할 때 시리얼 챙겨주고 다른 가수 팬들이 사진 보고는 다들 부럽다고 했어요"-Star Chen


▶ "신화는 약속을 지킵니다"...돌아온다는, 기다린다는 약속

군 복무와 공백기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신화는 2012년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컴백 콘서트를 개최했다. 당시 신화는 "신화는 약속을 지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신화창조도 이에 맞춰 "신화창조도 약속을 지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신화는 다시 돌아오겠다"는 "신화창조는 기다리겠다"는 신화와 신화창조의 4년 전 약속은 지켜졌다. 그리고 신화창조는 지금까지도 이 감동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어쩌면 4년이라는 길고도 짧았던 헤어짐과 위기는 앞으로 평생 함께하기 위한 원동력이었을 것.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이들(특히 앤디)의 눈물 후 신화와 신화창조의 믿음은 더 단단해졌다.


"2012년 컴백하기 전, 갑자기 서울 여기저기에 신화의 현수막이 붙었어요. '우리는 약속을 지킵니다'라고 쓰여있는 주황색 현수막이었는데 출근길에 버스 타고 휙 지나가다 보고 놀라서 찾아보니 마침 회사 근처에도 붙어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현수막을 찾아가서 보고는 그 앞에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2008년 10주년 콘서트 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라 더 큰 감동이었어요. 항상 약속을 지키는 우리 오빠들입니다"-이지현(32)


"함께한 시간이 많다 보니 감동의 순간들을 셀 수가 없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신화는 진심으로 신화창조를 생각해줘요. 2008년 멤버들의 입대로 잠시 쉬어야 했던 콘서트, 정확히 4년 뒤 신화는 그 약속을 지켜냈어요. 이보다 더 큰 감동이 있을까요? 이것도 우리만 느껴본 걸 거예요"-수현(34세)


"가장 잊지 못하는 건 11년 전의 10주년 콘서트입니다. 한동안 못 보게 되는 외로움에 많이 울었는데 불안감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 신화와 신화창조가 지켜야 할 약속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약속이 지금도 계속 지켜지고 있다는 것, 시간이 흘러도 믿고 기다릴 수 있다는 것. 거기에는 확실한 믿음과 인연이 있습니다. 신화와 신화창조만이 느끼는 감정인 것 같아요."-yae(40대)


▶ "무병장수하세요" 신화창조, 데뷔 22년 차 신화에 바라는 점

신화와 신화창조 사이에는 유난히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건강'이다.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40세고 팬들도 20년을 함께하다 보니 피할 수 없는 관심사일 터. 이들은 이런 시간의 흐름에 "나이가 든다"고 슬퍼하기보다는 "평생 함께해서 좋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멤버들의 말처럼 30년 뒤에도, 98년 뒤에도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오빠들 우리가 할매창조 될 때까지 서로 건강 챙기며 함께해요"-신재림(24)


"같은 신창 친구들하고 웃으며 종종 하는 이야기가 '우린 이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탈덕할거면 애초에 했어야지 21년 팬질 했는데 어딜 가겠느냐'에요. 최장수돌 오빠들 따라오다 보니 어느새 나도 최장수 신화창조! 앞으로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응원할게요. 신화산!"-김유경(36)


"나에게 행복을 주는 오빠들이 누구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스개처럼 무병장수하시라고 했는데 진지하고 간곡하게 무병장수 하시길 바라요. 우리는 평생 신화 해야 하니까"-AaBbOo


"어렸을 땐 늘 '오빠 사랑해요'라고 외쳤던 거 같아요. 이기적이어서 매우 미안해요. 좋은 사람과 결혼도 하면 좋겠어요. 그래도 신화는 계속되는 걸 알거든요. 이제 오빠들 어디 안 가는 거 아니까!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며 유일하게 숨 쉴 수 있게 지금까지 이렇게 있어 줘서 고마워요. 내 가수 신화 정말 수고 많았어요"-수현(34)


"오빠들 항상 저희가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신화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게 자기들이 잘하겠다고 하는데요. 사실 우리는 서로 부끄럽지 않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팬은 아이돌 닮았다는 말이 있어요. 오빠들이 잘하고 있어서 우리도 따라서 잘 되어가고 있어요. 항상 몸조심하고 우리 오래오래 살고 진짜 앤디 오빠 말대로 20년, 30년, 죽을 때까지 함께 했으면 해요"-Star Chen


"걱정할까봐 힘들지 않다고, 괜찮다고 하는 건 싫어요. 21년 동안 오빠들 보고 살았어요. 다 티 나요. 힘들면 저희한테 기대주세요. 저도 오빠들한테 기대고 힘낼 겁니다. 앞으로 같이 걸어갈 길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이제 21년입니다. 98년까지도 금방 시간이 흐를 테지만 함께 나가주실 거라는 거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말없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순간 철렁했어요. 그냥 '평생 같이 가자'고 해주세요. 저도 함께 갈게요"-오렌지신화(33)


"여섯 명이 하고 싶은 일을 하시면 좋겠어요. 그래서 항상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멤버가 죽을 때까지 신화라면 우리도 죽을 때까지 신화창조잖아요. 멋진 할아버지와 귀여운 할머니가 될 때까지 같이 합시다!"-yae(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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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신화컴퍼니, JTBC, 허사랑 제공, 온라인커뮤니티,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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