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KBO에 행정·사무 검사 예고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무차별 폭로로 촉발

‘경쟁력 강화·인프라 확보’에도 모자란 시간

흠집내기 목적 내부정보 유출경위 파악해야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KBO리그는 끝났지만, 야구 시계는 여전히 빠르게 돌아간다.

당장 이번 주말엔 한국 야구대표팀이 도쿄돔에서 일본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내년 3월 열릴 예정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식 규정을 점검할 기회다. ‘젊은 태극전사’로 구성한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할 일이 산더미다. 내년부터 이어지는 국제대회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다. 3월 WBC뿐만 아니라 나고야 아시안게임도 준비해야 한다. 내년에는 2028 LA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프리미어12가 예정돼 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2029년 WBC도 준비해야 한다.

‘천만 콘텐츠’로 자리잡은 KBO리그의 영속성을 위해서라도 국제대회 선전은 필요하다. 최근 수 년간, 일부 정치인들이 “프로선수들이 출전해 따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폄훼한 무렵부터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국제대회 성과는 썩 좋지 않았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오명을 벗어던지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만에 하나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올림픽 출전권은 모든 야구인과 야구팬의 눈과 귀가 쏠릴 이슈다. 그래도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양강을 자부하지만,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올림픽에 걸린 아시아쿼터는 두 장.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선택에 따라 최종예선을 거쳐 쿼터 한 장을 더 받을 수도 있다. KBO 총재와 대만프로야구협회(CPBL)장이 WBSC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을 자주 만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국이 모두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티켓 세 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KBO리그도 ‘잡은 고기’라고 보기 어렵다. 자동볼판정시스템(ABS), 비디오판독 확대 등 적극적인 기술 도입으로 볼거리를 다양화했지만, 구장 인프라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풀어야 할 사안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구단 사장들은 기업인이어서 지자체장이 접촉을 꺼린다. 더구나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더 조심스럽다. 야구인 출신인 허구연 총재가 각 지자체장과 만나 인프로 개선과 구축 등을 논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사정을 알 리 없는 일부 정치인이 국정감사에서 법인카드 유용, 잦은 해외출장 등으로 흠집내기를 시작했다. 2차 3차 추가 폭로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맥락파악 없이 무턱대고 의혹부터 제기한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자의반 타의반 검사(劍士)로 둔갑한 셈이다.

수습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떠맡았다. 등록기관에 할 수 있는 행정·사무 검사(檢査)를 예고했다. 행정처분이나 제재 목적이 아니라 법인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잘 운영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수준이다. 이왕 들여다볼거면, KBO 내부정보가 유출된경위와 목적도 함께 보면 어떨까.

정치권 입김이든, KBO 총재를 노리는 다른 세력이든, 법인카드 사용내용 등의 내밀한 정보는 아무나 빼낼 수 없다. 어떤 목적으로 접근해 왜 유출했는지 확인해 검사(檢事)에게 보내야 사건의 경위를 밝힐 수 있다.

막무가내식 흠집내기로 프로야구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준 행위는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와 스포츠가 절연할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