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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팀의 새 역사 도전을 위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대구 중앙수비수 정태욱(22)이 ‘불운의 사나이’가 되고 말았다.
지난시즌 제주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정태욱은 프로 두번째 시즌을 앞둔 지난 1월 측면 수비수 정우재와 맞트레이드 돼 대구의 유니폼을 입었다. 조광래 대구 사장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을 앞두고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 있는 수비수를 물색한 끝에 정태욱을 낙점했다.
큰 키와 빠른 판단력이 장점인 정태욱은 팀 합류가 다소 늦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로 인해 4월에야 대구 소속으로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중순 이후 서서히 팀 내 입지를 넓혀간 정태욱은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는 경기가 잦아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지난 11일 리그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코뼈 골절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는 수술을 연기하고, 경기에 계속해서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구단에 강력하게 피력했다. 지난시즌 제주에서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쳤던 정태욱은 대구에서 주전 중앙수비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라 경기 출전에 대한 욕심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구단은 정태욱의 의지를 꺾지 못했고, 그는 지난 19일 열린 인천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특수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안드레 감독은 올시즌 상반기 가장 중요한 경기인 22일 열린 광저우 헝다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정태욱을 선발출전 시켰다. 부상 재발 위험이 있었지만 최근 경기력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었다. 정태욱은 김우석, 홍정운과 함께 스리백을 구성해 전반 45분동안 이겨야만하는 광저우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전반에 마스크를 착용했던 정태욱은 후반에는 마스크마저 벗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고온 다습한 광저우 날씨로 인해 마스크 착용에 부담이 컸고, 보다 넓은 시야확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정태욱은 온몸을 던져 팀의 실점을 막아내고 싶었지만 오히려 단 한번의 실수로 패배를 불러온 자책골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후반 19분 광저우의 코너킥 공격에서 파울리뉴의 머리를 살짝 스친 볼이 그대로 뒤로 흐르면서 클리어링을 시도하려던 정태욱의 헤딩은 결국 슛으로 둔갑해 대구 골망을 흔들었다. 볼의 움직임을 끝까지 지켜봤더라면 자책골을 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정태욱의 플레이를 탓하기도 힘들었다.
정태욱은 대구의 사상 첫 ACL 16강 진출의 발목을 잡는 불운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팀을 위해 헌신했다. 부상을 안고 뛴 그를 지켜본 모든 팬들은 광저우전의 자책골보다는 그의 희생과 투지를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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