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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조응천(왼쪽에서 네번째) 의원과 토론자 참여자들.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게임을 통한 사회 발전과 교육 등에 앞장서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학자와 참여자들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열린 ‘게이미피케이션 정책 토론회’에서 게이미피케이션 학자와 기업인, 법조인 등이 모여 게이미피케이션의 중요성과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이동섭(바른미래당), 조응천, 조승래(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게이미피케이션포럼과 함께 개최한 행사다. 토론자로는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 구태언 변호사, 권선주 블루클라우드 대표, 오준원 젬블로 대표, 임충재 계명대학교 게임모바일공학 교수, 조민성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 한동숭 전주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조응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WHO가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등 게임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기류가 있지만, 사실 게임은 지역 경제를 살리거나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라고 평가하며 “(게임에 대해) 조금만 알고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이 논의될 적합한 시기”라고 인삿말을 남겼다.

발제자로 나선 임충재 계명대학교 게임모바일공학과 교수는 “게임은 그 어떤 콘텐츠보다 재미를 주고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적 요소를 적용해서 지역사업을 성공한 도시가 많다”며 “스웨덴 스톡홀름 오덴플랜역 피아노계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ASC프로젝트, 영국의 글라스고 프로젝트,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지역 사회를 성장 발전시킨 사례”라고 관련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행사에 참여한 WHO의 게임이용 장애 질병 코드 부여와 관련해 WHO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임충재 교수는 “게임이 중독물이라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사람은 놀고 휴식해야 하는데 노는 것을 부정해버리면 우리는 일만 해야하는 로보트같아야 하나”라며 “WHO가 오래 지나지 않아 코드를 철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동숭 교수는 “게임 규제는 기성세대들의 뉴미디어에 대한 반항이나 저항”이라고 정의한 후 “현대사회는 사람들을 어떻게 동기 부여해서 행동하고 실천하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이슈다. 그것을 가장 잘 실현해온 것이 게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준원 젬블로 대표는 “과거 일본에서는 화투에 세금을 매기기도 했고, 이스라엘에서는 트럼프 놀이를 금지해 루미큐브라는 새로운 보드게임이 등장했다. 지금 보면 웃음만 나오는 이야기”라며 “보드게임의 경우 과거에는 게임이라며 멀리했지만 이제는 교육용으로 많이 쓰인다.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결정도 지금은 심각한 문제지만 시간이 지나면 웃으면서 이야기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놨다.

구태언 변호사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했으면 한다. 과거 게임은 생존이었고 생존을 위한 경쟁이 게임이다. 우리나라는 게임을 특별히 나눠서 사행성으로 금기시하고 있다”며 “생존 경쟁이 게임이라면 모든 것이 중독성을 가진다. 현실 사회는 청소년을 수능 경쟁에 몰아넣고 있다. 그렇게 보면 부모들 수능 중독자들이다”라고 현실에 대한 제대로된 인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게임 업계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권선주 블루클라우드 대표는 “이제 많은 엄마들이 게임을 즐겼던 세대다. 엄마들이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는 게임 안에서 욕설 등 부정적인 요인에 걱정이 크다”며 “게임업계도 현실을 디테일하게 체크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태 교수는 토론 마무리 발언으로 “게임의 불편한 부분을 부각시켜 질병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며 “기능성 게임, 보드 게임, 게임 융합 콘텐츠 등 게임 관련 콘텐츠 기업들이 어깨를 필 날이 와야 한다. 게이미피케이션 산업 진흥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