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한국 아마 복싱 제2 전성기의 꿈을 지지해달라.”
1980년대 황금기를 누렸던 한국 아마 복싱은 고질적인 파벌 다툼과 더불어 비승인 단체의 난무, 국제복싱협회(AIBA)의 갑질 파문 등과 어우러져 지난 10년간 어둠의 터널에 갇혀야 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6년 8월 건설인 출신 하용환(63) 회장이 대한복싱협회 제22대 회장직에 부임하면서 정상화의 길을 걷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직 이해관계가 다른 특정 세력의 견제와 맞물려 잡음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만 부임 당시 화두로 내건 탕평인사로 파벌갈등 해소, 공정한 대표선수 선발과 외국인 지도자 영입, 생활복싱 활성화 등을 내세우면서 조금씩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엘리트 복싱 인구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부임 해인 2016년 1587명의 등록선수가 1536명으로 소폭 감소하긴 했다. 하지만 엘리트선수를 육성하는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 일반(체육관 포함) 등록단체 수는 268개 팀에서 375개 팀으로 늘어났다. 복싱계의 인색했던 분위기를 고려하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지표다. 특히 엘리트 선수 육성은 아마 종목의 생명줄과 같기 때문이다.
하 회장은 엘리트 지원책을 강구하면서도 결국 아마 복싱의 미래와 결부되는 생활복싱 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고 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이벤트는 8월 3~4일 경북 안동에서 첫 선을 보이는 대한체육회장배대회다. 복싱계가 특정 파벌로 얼룩지면서 최근 들어 비승인 단체가 난무했다. 공신력을 지닌 대회를 늘리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지난 2015년부터 대한복싱협회장배 전국생활복싱대회를 열었는데 올해부터 체육회장배를 신설했다. 하 회장은 “전국에 3~5만 명으로 추산되는 생활복싱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복싱으로 건강한 사회 생활 영위하고 개인의 사회 진출을 도와 생활 복싱인의 저변을 넓히는 게 결국 우리가 해야할 주된 일”이라며 “통합체육회 출범 당시 국민생활체육회에 생활복싱협회가 없어서 생활복싱이 정착하는데 어려웠다. 올해 체육회장배는 생활복싱 저변 확대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협회는 지난해 연 서울컵전국생활복싱대회와 올해 열린 강원도지사배전국생활복싱대회를 전국대회 규모로 확장시킨다는 계획도 품고 있다. 이런 생활복싱대회 활성화를 토대로 국민생활대축전 정식종목 편입도 그리고 있다.
단순히 대회 위주의 사업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사업 역시 구체화하고 있다. 하 회장은 “소외 계층 학생이 복싱에 참여해 건강한 학생 활동을 돕기 위해서 대한체육회 공모사업에 응모해 행복나눔복싱교실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8월부터 12월까지 경남 함안군청소년수련관 및 광주 새싹지역아동센터 등 전국 13개소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또 그는 “모든 복싱인의 다양한 사회 진출을 위해서 중점 사업인 복싱 단증을 엘리트 복싱인 뿐 아니라 생활 복싱인에게도 부여할 것이다. 올해부터 경찰공무원 가산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단증 심사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소방공무원 및 공무원 임용시험 혜택 등으로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새로운 비전도 제시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