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가 롤로코스터를 탄 듯 출렁이고 있다. 국내 증시 전체는 물론 업종별 변동폭을 크게 넘어서며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배경으로는 우선 중국 기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꼽힌다. 대주주간의 의심스러운 매도 정황과 다양한 사유로 상장폐지가 된 경험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中 기업, 번갈아가며 급등과 급락최근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 방향성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호실적과 같은 호재에도 해당 주가는 반짝 힘을 받을 뿐이다. 상승과 하락의 폭이 크다.
골든센츄리는 4일 전장 대비 1.78% 오른 573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22.45%가 하락하며 투자자에게 충격을 준 지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골든센츄리가 전날 급락한 배경으로는 대규모 유상증자 때문이다. 골든센츄리는 지난 2일 시설자금 145억1178만원 및 운영자금 163억4758만원 조달을 위해 총 30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 금액은 4일 기준 골든센츄리의 시가총액 535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치이다.
다른 중국 기업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GRT는 지난 2일 2019년 사업연도(2018년 7월 1일~2019년 6월 30일) 연결 영업이익이 7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는 소식에 23.16%가 오른 2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튿날 주가는 다시 4.13% 하락하며 차갑게 식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되면서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일에도 17.65% 상승한 윙입푸드 역시 3일 6.20% 하락했다. 4일 상승세를 보였지만 전날의 하락세를 메우지는 못했다. 형셩그룹도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16.59%와 3.25% 오르며 기세를 올렸지만 지난 3일과 4일 모두 각각 5.51%와 7.50% 하락하면서 1110원대을 기록했다.
◇24개사 상장, 현재 거래 가능한 종목은 11개이처럼 중국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큰 이유는 시장의 신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중국 기업의 잇따른 상장 폐지 등으로 투자자의 피해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상장 이후 생존률은 국내 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2007년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4개사가 상장의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거래가 가능한 기업은 11개사에 그친다. 11개사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이름을 올렸던 화풍방직, 연합과기, 중국원양자원, 중국고섬 등은 모두 감사의견 거절과 시가총액 미달 등의 사유로 상장 폐지됐다. 중국 기업의 상장폐지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아시아와 차이나그레이트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돼 있다.
상장폐지된 중국 기업 중에서 회사가 자진해서 이를 신청한 곳도 4개사에 달한다. 중국기업 첫 상장사인 3노드디지탈과 중국식품포장과 같은 기업이 여기에 포함된다. 차이나하오란 같은 기업의 경우 감사보고서 미제출로 상장이 폐지됐고 화풍방직은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이 폐지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면서 시장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면서 “여전히 일부 기업의 경우 성장 가능성과 건정성면에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규제를 받는 기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상장 절차를 주관하는 증권사가 중국기업의 상장이 적합한지 정교하게 평가할 필요성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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