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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처음부터 끝까지 배우 송재림의 재발견이었다.
지난 24일 KBS 2TV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32회로 종영한 가운데 매번 쫄깃한 엔딩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간담서늘하게 했던 송재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송재림은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천재 지휘자 남주완 역을 맡아 극 초반에는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예술가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주며 활약했다. 그의 박력 넘치고 절도 있는 지휘 실력은 현장의 스태프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감탄을 자아냈을 정도.
여기에 그는 홍이영을 향한 직진 로맨스까지 펼치며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하지만 윤영길이 등장하자 그의 비밀스런 눈빛이 봉인 해제 되기 시작했다. 송재림의 날렵한 무쌍눈매는 웃을땐 한없이 자상해보여 기대고 싶지만 뒤돌아 돌변할땐 차갑다 못해 싸늘했다. 그리고 슬펐다.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끝없이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저 음악이 하고 싶었을 뿐인데 잘못된 손을 잡았고, 순수하게 이영과 이안을 돕고 싶었을 뿐인데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다. 드디어 최연소 상임 지휘자라는 타이틀을 손에 쥐었던 그밤 집요한 윤영길의 협박과 도발에 정말 살인자가 되었다.
송재림은 남주완의 이런 드러낼 수 없는 슬프고도 치열한 내적 갈등을 미세한 눈빛의 온도차, 안면근육의 떨림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윤영길의 죽음 이후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남주완을 송재림은 그만의 특유의 차분한 말투, 싸늘한 눈빛과 비릿한 미소로 완벽하게 구현해내며 흑화된 남주완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윤영길이 추락한 계단에서 장윤을 내려다보던 그의 웃음은 차갑다못해 공포스럽기까지 해 한없이 따듯하고 햇살처럼 눈부시던 극 초반의 남주완의 이미지와 극명한 대비를 보이며 드라마의 텐션을 한층 끌어올렸다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통해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다양한 장르물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인정받은 송재림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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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P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