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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건고 선수들이 9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결승에 우승한 후 서포터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할 수 있어 인천!”

9일 오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인천 대표 대건고와 서울 대표 경희고의 제100회 전국체전 축구 남자 고등부 결승에 낯익은 응원이 이어졌다. K리그 경기장에서 들을 수 있는 응원가와 구호가 80분 내내 쉬지 않고 들려왔다. 인천 유나이티드 산하 대건고를 응원하기 위해 서포터들이 경기장을 찾아 열띈 응원전을 벌인 것이다. 원래 ‘일당백’으로 유명한 인천 팬은 뜨거운 응원으로 대건고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 아직 프로 선수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인천 유니폼을 입을지도 모르는 주니어들의 우승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서포터와 학부모, 동문 등이 어우러져 대건고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프로 경기를 방불케하는 응원전이었다. 대건고 선수들은 마치 프로 선수가 된 것처럼 팬의 응원을 받았다. 좋은 플레이를 하거나 골을 넣은 선수의 이름은 어김 없이 관중석에서 들려왔다. 인천은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줘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내내 공세를 펼쳤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해 0-1로 뒤진 채 하프타임에 들어갔다. 드레싱룸으로 향하는 선수들을 향한 인천 팬은 특유의 구호인 “할 수 있어”를 외치며 힘을 줬다. 결국 대건고는 뜨거운 응원 속에 후반 들어 경기를 뒤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인천 쪽 관중석은 마치 K리그 경기장처럼 뒤집어졌다. 골을 넣은 최준호와 김민석, 김정우 대건고 감독 등은 큰 연호를 받기도 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큰 힘이 되어준 서포터를 향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K리그 유스팀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이 18세,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차출되면서 100% 전력으로 팀을 꾸리지 못했다. 유스 강호 매탄고와 K리그 유스 챔피언십 우승팀 광주 금호고가 모두 경희고에 발목을 잡혔다. 인천도 최원창과 최세윤, 두 명의 수비 핵심 선수 없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자칫 학원축구에 의해 K리그 주니어 아성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는데 대건고의 우승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대건고가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단 역사에 기록될 소중한 날 K리그 서포터들이 현장에 함께하며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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