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불과 42일만에 또 다시 비극이 일어났다.

지난 10월 14일 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본명 최진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많은 이들이 아파했고, 그리워했고, 반성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도 잠시, 불과 한달이 조금 지난 찰나에 그의 절친 구하라마저 세상을 등지고 친구의 곁으로 떠난 것.

구하라는 지난 2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소재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자택에서 메모의 일부도 발견됐는데 구하라가 직접 작성한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구하라의 비보가 들려오자 연예계도 슬픔으로 가득찼다. 생전 고인과 연을 맺었던 박민영, 딘딘, 하재숙 등이 고인과 추억을 되새기며 그리워했다. 채리나는 또 한명의 예쁜 후배를 잃은 슬픔을, 허지웅은 청년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이들 뿐 아니라 팬들, 그리고 대중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구하라의 비보 이후 슬픔이 계속되자,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같은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 故최진실, 박용하, 정다빈의 사망 이후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설리에 이어 구하라까지 최근들어 절친했던 두 스타가 나란히 사망하며 또 다시 함께 아파하고 이를 넘어서 우울함까지 느끼며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케 한다. 나아가 파파게노 효과에 대한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다. 파파게노 효과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이들의 언론보도를 자제하고, 신중한 보도를 함으로써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뜻한다.

이는 최근들어서야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만 해도 스타가 갑작스레 사망하면 빈소 및 발인을 취재하고 조문객들을 인터뷰 하는 등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이후 장례 절차들이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많이 해소된 상태다. 그러나 매체수들이 증가함에 따라 그에 따른 취재열기도 과열됐고, 온라인상에서의 무분별한 경쟁 보도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 설리 비보 당시에도 고인의 과거 SNS 사진으로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일명 ‘낚시성 보도’들이 판을 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고인은 생전에도 악플 등으로 고충을 토로했는데 이러한 추측성 기사나 어뷰징 기사들이 판을 키웠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그럼에도 사망 후에도 같은 행태가 이어진 것.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최근 ‘누가 진리를 죽였나’ 편을 통해 이 같은 현상들을 꼬집었다. 당시 설리의 사망 이후 보도된 기사의 수를 분석한 자료도 공개됐는데, 적게는 수십개부터 많게는 수백개까지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악플의 장이 되어버리기도. 이러한 무분별한 보도 경쟁 개선에 대해서 대중은 공감했고, 언론들 역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도 더 이상의 비극은 막아야한다며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나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그의 과거사로 화제를 모으거나 자극적인 제목 등도 눈에 띄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너무 아까운 생명들이 떠나가고 있다. 업계도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특히 고인의 사망 이후 자극적인 보도나 콘텐츠들은 일반 대중 뿐 아니라 특히 고인의 유족이나 지인에게도 치명상을 입힌다.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셈이다. 반드시 지양되어야 하고 앞으로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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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구하라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