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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우리 팀은 대장(大將)이 없다.”
파격적으로 1, 2군 코치진 개편을 끝낸 롯데 성민규 단장은 이 한마디로 화두를 던졌다.
롯데는 지난 24일 허문회 감독과 래리 서튼 2군 감독을 중심으로한 코치진 구성을 확정,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군 새 배터리 코치로 선임된 메이저리거 출신 포수 행크 콩거 최(31·한국명 최현)다. 콩거 코치는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ML) 신인 드래프트에서 LA에인절스에 1라운드 전체 25순위 지명을 받았다. 휴스턴~탬파베이~애리조나를 거쳐 지난해 멕시칸리그에서 선수 은퇴했다. 이후 미국 고등학교 야구 코치로 부임했는데 올해 ML 윈터미팅에서 성 단장과 만나 롯데행을 확정했다. 성 단장은 콩거 코치가 아직 현역으로 뛸 만한 나이이지만 ML에서 활동할 때부터 지도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켜봤다. 그는 “콩거 코치는 선수 시절 프레이밍에 능한 포수였다. 그런데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기술보다 경기 운영에 남다른 연구를 하고 분석을 했더라. 어린 선수에게 (올해 가장 부족했던) 경기 운영 노하우를 심어줄 수 있고 나이도 젊어 소통도 원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최약체 포지션으로 꼽힌 포수진을 1994년생 지성준 영입으로 보강했다. 사실상 가능성에 투자한 셈이다. 콩거 코치 선임은 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려는 선택이다. 지성준, 나종덕, 정보근, 김준태 등 어린 포수 경쟁 체제에서 ‘형 같은 지도자’인 콩거 코치를 배정해 이상보다 실전에 가까운 조언과 경기 운영 노하우를 이식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다른 포지션보다 불안 요소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도자와 선수 관계보다는 수평적 소통에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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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페르난도 아로요가 떠나 공석이 된 투수 육성 총괄 코디네이터에 LA다저스 마이너리그 투수코치 및 스카우트를 지낸 조쉬 헤르젠버그를 선임했다.
<본지 24일자 단독보도>성 단장은 “ML에 피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있다. 예를 들어 A선수 상태를 보고 슬라이더 비율을 높이거나, 패스트볼을 높게 던지도록 조언하는 등 상대 팀에 따라 맞춤식 볼배합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노병오 1군, 이용훈 2군 투수 코치 등이 투수들의 투구 폼이나 컨디션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운용하면 헤르젠버그는 주력 투수들의 분석자료로 정보를 제공한다.
코디네이터로 계약한 강영식 코치는 유망주 위주로 살핀다. 성 단장은 “1, 2군 투수 코치가 있지만 누가 대장이 아니라 선수 한명, 한명에게 맞춰 훈련 정보를 제공해주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드려는 것”이라고 했다. ML에서 특정 보직에만 머물지 않고 브레인스토밍을 거치는 일부 팀 분위기를 입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롯데는 조웅천 코치가 사이드암 위주로 불펜을 책임지고 임경완 코치가 잔류군을, 홍민구 코치가 재활군을 각각 이끈다. 성 단장은 “다른 팀과 비교해서 투타에 코치가 (국내, 외국인이 어우러져) 많을 수 있지만 선수에게 다양한 (코치) 선택지를 주는 개념도 된다. 그러면서 육성 일원화를 해내는 데 주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