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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배송되지 않는 물건도, 배송하지 않는 업체도 극소수다. 그야말로 배송 없이 못 사는 ‘배송의 민족’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따라 유통계의 배송 서비스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더 빠르게’, ‘더 다양하게’, ‘더 새롭게’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유통업계에서도 보다 이색적인 배송 서비스로 고객 요구에 응답하는 모습이다.

◇‘편리미엄’ 세대 맞춤형, 신선 식품 새벽 배송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뜻의 ‘편리미엄’은 요즘 세대의 소비 성향을 가장 잘 담고있는 키워드 중 하나다. 바쁜 현대인들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고 오늘 주문한 음식을 내일 아침에 바로 먹을 수 있는 새벽 배송의 부흥으로 이어졌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 ‘샛별 배송’이란 이름을 달고 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다. 샛별 배송은 고객이 전날 오후 11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7시 현관문 앞으로 제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 판매 상품 1만여 개 중 80%를 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3년 만에 50배 성장해 회원수 300만 명을 기록하며 새벽 배송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쿠팡은 2018년 ‘로켓 프레시’로 새벽 배송 시장에 발을 들였다. 로켓 프레시 역시 신선 식품을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오전 7시 전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로켓 와우 클럽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샛별 배송과 달리 전국 배송이 가능하다.

◇‘가심비’ 넘치는 생필품 정기배송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로 가성비를 대신해 떠오르고 있는 소비 트렌드다.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저렴함이 강점으로 여겨졌던 생필품 시장에서도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필요한 시간에 맞춰 제공하는 정기 배송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두피·탈모케어 브랜드 자올 닥터스오더는 탈모 방지 및 관리에 있어 필수 요소인 ‘꾸준한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제품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 ‘먼슬리 자올’을 선보였다. 위클리셔츠는 남성 직장인을 겨냥한 셔츠 배송 서비스 업체로 구입부터 세탁과 다림질까지 셔츠와 관련한 모든 고민을 없애 주기 위해 시작됐다. 매주 3~5장의 셔츠를 지정된 요일 새벽에 정기 배송해 주고 입었던 셔츠는 지정된 요일 현관문에 걸어 놓기만 하면 수거해 가는 서비스다. 수거한 셔츠는 즉시 살균 세탁되며 제작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셔츠는 폐기된다.

◇‘홈코노미’ 전성 시대, 편의점·마트까지 배달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홈코노미’(Home Economy) 전성 시대가 찾아왔다. 모든 것을 집에서 해결하는 ‘홈족’이 늘어나자 집 밖으로 나가는 노력과 시간을 배달료로 대신하는 흐름도 떠오르는 추세다. 대표적인 변화가 편의점·마트 배달 서비스다.

요기요는 지난해 7월 편의점 카테고리를 신설해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나섰다. 집 앞까지도 나가지 않고 편안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거리가 가까운 만큼 배송 시간이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요기요는 CU를 시작으로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초소량 번쩍 배달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B마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품을 1개씩 골라 담아도 되며 5000원부터 주문이 가능해 홈족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편리미엄·가심비·홈코노미가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배송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그 퀄리티는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배송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다양한 판로가 개척되면서 전통 유통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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