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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발렌시아 유망주 이강인(19)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위기 상황인데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는 발렌시아가 최대한 많은 경기를 확보해야 한다.
이강인은 최근 눈에 띄게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중순 부상에서 복귀한 후 3경기에서 113분을 소화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발렌시아가 치른 공식전 8경기에서 선발로 한 번 나섰는데 그마저도 3부리그 레오네사와의 국왕컵(코파델레이) 경기였다. 그나마 리그 경기에서 두 번 교체로 출전했을 뿐,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는 아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당장의 성적이 급해졌기 때문에 알베르트 셀라데스 발렌시아 감독도 여유롭게 유망주의 출전 시간을 안배할 수는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꾸준히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는 해도 실제로 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이강인에게는 발렌시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생존 여부가 중요해졌다. 발렌시아는 국왕컵에서 탈락했다. 남은 대회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두 개뿐이다. 조금이라도 많은 일정이 있어야 이강인도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발렌시아 입장에서는 리그 경기도 소중하지만 언제 다시 나갈지 모르는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도 놓칠 수 없다. 16강에 올라 있는 발렌시아가 챔피언스리그에 힘을 주지 않을 이유는 없다. 토너먼트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8강 진출을 위해 전력투구 하는 게 당연하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로테이션을 실시하게 된다. 챔피언스리그는 주중 열리기 때문에 앞뒤로 리그 경기에서는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면 리그 네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스쿼드 이원화 없이는 두 대회를 모두 병행하기 어렵다. 이강인에게도 전보다 많은 출전 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만에 하나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면 이강인의 후반기는 더 암울해진다. 후반기 라리가 일정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일주일의 여유가 있다. 한 대회만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라인업 변화 없이 베스트11만 돌려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 필요하다. 발렌시아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의 아탈란타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일단 이 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 쉬운 상대는 아니다. 아탈란타는 현재 리그 4위에 올라 있는 강팀이다. 최근에도 리그 4경기서 3승1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식전 세 경기 무승(1무2패)에 그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발렌시아와는 180도 다르다. 게다가 원정이라 난이도가 올라간다. 그래도 일단 잘 버티면 기회는 올 수 있다. 이강인의 후반기 입지가 걸린 경기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