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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큰 결정 하나는 내렸다. 이제 다른 하나가 남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지난 17일 55개 회원국을 비롯한 관계자들과의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유로2020 연기를 공식 논의했다. 결과는 1년 연기로 다음해 6월 개최가 확정됐다. UEFA를 비롯한 각 나라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가운데 대회 강행은 무리라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특히 이탈리아를 비롯한 개최국들까지 질병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이라 어렵지 않게 연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영향권에 속한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이번 대회 주요 스폰서들도 UEFA 결정에 동의했다.
UEFA는 또 다른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다. 바로 현재 진행 중인 2019~2020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처리 방식이다. 유럽 주요리그가 연이어 중단됨에 따라 UEFA는 챔피언스리그 16강과 유로파리그 32강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각 리그의 재개일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클럽대항전 재시작 시점도 가늠하기 어렵다. 긴급 회의에서도 클럽대항전에 대한 결과는 도출하지 못했다.
클럽대항전은 각 리그에 비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 최소 1~2개월은 휴식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대신 안정기에 접어드는 5~7월을 이용해 잔여 시즌을 보낸다는 구상이다. 남은 경기를 치르지 않고 이대로 종료하면 우승팀과 다음 시즌 클럽대항전 출전팀, 승강팀 등을 확정하기 어려워진다. 워낙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리그는 끝까지 소화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유로 대회가 1년 미뤄진 것도 이 기간을 활용해 시즌을 마무리하려는 각 나라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단 리그가 우선순위에 포함되는 만큼 클럽대항전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클럽대항전은 두 클럽이 국경을 오가며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클럽대항전은 아직 상위 토너먼트에 도달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취소했을 때의 파장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UEFA가 쉽게 클럽대항전을 포기할 수는 없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막대한 자본이 걸려 있기 때문에 대회를 축소해서라도 치러야 한다는 UEFA의 의지도 무시할 수 없다. 유럽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UEFA는 남은 토너먼트 일정을 단판으로 바꾸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원래 홈앤드어웨이 두 경기가 원칙이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한 경기로 끝낸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감염 위협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립국가에서 경기를 치르는 대안도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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