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77억의 사랑’ 출처|JTBC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영상을 제작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그 처벌수위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각국 대표들은 유료가입자수 26만명이라는 숫자에도 놀랐지만, 실제 구속된 성범죄자들의 솜방망이 처벌에 더욱 경악했다.

13일 방송된 JTBC ‘77억의 사랑’에서 세계 각국 패널들이 n번방 사건에 대한 각국의 반응과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를 뿌리뽑기 위한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한국의 n번방 사건은 외국에서도 속보로 전할 정도로 화제가 됐고,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미국인 조셉은 “미국에서도 n번방 사건이 보도됐다. 미국인에게 충격적이었던 건 너무 많은 가입자수(26만명)였다”면서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범인은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중학교 교사였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핀란드의 줄리아는 “26만명이라는 숫자도 충격적이지만, 이 26만명에 이르는 사람 중에 단 한 명도 신고하지 않았다는게 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장역문은 “한국의 n번방 사건은 중국 웨이보에 실검 5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였다. 그런데 중국에서도 중국판 n번방 사건이 터졌다. 4세 유아의 영상까지 있는 사이트였는데 거기 회원수가 무려 860만명이었다. 중국에서도 모두 충격을 받았고 현재 수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인 로즈는 “프랑스에서는 2017년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맛의 워크숍’이라는 수업을 개설해 아이들의 눈을 가린 채 자신의 신체부위를 접촉하게 했다. 그리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아동성범죄 사이트에 유통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그를 검거하고 보니 50만개의 아동 사진이 있었고 1만1000개의 동영상이 있었다”고 말해 충격을 던졌다.

그는 “영상에 나오는 아이들 이름을 들어보니 현재 다니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에 다녔던 아이도 있었고 피해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가해자가 재판 도중 자살했다. 제대로 법적처벌을 받지 않은 채 자살해서 학부모들이 더 분노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안나는 “파키스탄에서는 한 마을에 있던 대부분의 아이가 성범죄 피해자가 됐다. DNA 검사를 해봤더니 가해자는 이웃 남자였다. 디지털 아동 성범죄의 경우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JTBC‘77억의 사랑’ 출처|JTBC

n번방 사건 이후 미성년자 성범죄에 관한 사회적 공분이 끓어오른 가운데, 실제 국내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허술한 것도 새삼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김희철은 “세계 최대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다크웹 손정우가 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받았다.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법 처벌에 분노하고 있다”고 하자 중국 장역문은 “중국은 아동 성범죄와 관련해 사형까지 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정우는 2015년6월부터 약 2년9개월간 세계 최대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했고 검거 당시 서버에는 영상 2만개가 저장되어 있었다. 영상 중에는 생후 6개월된 영아가 나오는 것도 있어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정작 1심 재판에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풀려났고, 지난해 5월 2심에서야 고작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형기를 마친 손정우는 이달 27일 출소예정이다. 이에 미국 법무부가 아동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로 손정우의 미국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현모는 “우리나라는 최저형량 기준이 낮은 게 문제다. 다크웹 손정우의 경우 주동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라 징역 1년6개월을 받았다. 그런데 그걸 다운받은 미국인은 5년8개월형을 받았고, 그걸 유포한 영국인은 22년형을 받았다”며 분개했다.

이어 “영미법 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디지털 아동 성범죄 처벌 기준이 너무나도 허술하다. 우리나라는 최소 몇 살까지는 국가가 지켜주겠다고 하는 연령이 있다. 의제 강간 연령이라고 하는데 그 연령 자체가 너무 낮다. 14살 부터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범죄에 대한 처벌수위는 지나치게 낮은 나라에서, 성행위에 대한 자기의사결정권은 과도하게 넉넉히 해석해주고 있는 셈. 이 때문에 어린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벌인 성인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억지주장을 펴고 이를 재판부가 수용하는 황당한 일이 지금 현재도 법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핀란드의 줄리아는 “얼굴과 신상공개를 해야 한다. 박사라는 사람도 엄청 일반적인 사람으로 보였다. 주변에서도 이런 사람이 생길 수 있다. 처벌이 어렵다면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셉은 “미국은 여권에 범죄 사실을 적시한다”고 말했고, 일본의 미즈키는 “성범죄는 간단한 처벌 뒤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낙인을 찍어야 한다”고 밝혔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