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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슈퍼소닉’ 이대형(37)이 결국 은퇴했다. 그의 도루도 505개에서 멈췄다. 이대형의 뒤를 이어 누가 500도루 고지를 밟고 ‘대도(大盜)’의 계보를 이어갈까.
이대형은 지난 10일 은퇴 의사를 밝히고 20년 가까이 입었던 유니폼을 벗었다. 2003년 2차 2라운드 1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대형은 2014년 KIA를 거쳐 KT에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뛰었다. 17시즌을 뛰며 개인 통산 1603경기에 출전했고 통산 타율 0.278을 기록했다. 특히 빠른 발로 통산 505도루를 기록하며 ‘대도’로 불렸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이대형은 2010년 무려 66개의 도루를 쓸어담았다. 역대 통산 도루 부문에서도 전준호(549개)와 이종범(510개)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2017년 8월 경기 중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며 질주를 멈췄다.
이제 이대형의 뒤를 이을 도루 스페셜리스트가 관심을 받게 됐다. 한화 이용규(35)가 통산 346도루를 기록 중이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500도루까지 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역시 가장 주목받는 후계자는 박해민(30·삼성)이다. 2014년부터 매년 2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7시즌 통산 248도루를 기록 중이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도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이 아쉽다. 박해민은 지난 시즌 타율 0.239에 그치며 출루율까지 0.318로 떨어졌다. 살아나가야 도루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도루도 24개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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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치부심 타격폼을 바꾼 박해민은 부활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실패를 했는데 김용달 타격코치님과 얘기하며 타격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꿨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박해민은 4년 연속 도루 1위를 기록할 당시 타율 2할 후반대, 출루율 3할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그 때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7시즌 동안 평균 약 35도루를 기록해온 박해민이 500도루를 달성하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약 7시즌을 꾸준히 뛰어야 한다. 다만 한 시즌 40도루 이상 3번, 50도루 이상도 2번 기록한 적 있는 만큼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박해민 외에 지난 시즌 도루 1위 박찬호(39개)도 잠재력을 갖고 있다. 1995년생으로 젊고 탄탄한 수비력을 갖춰 올시즌부터 주전 내야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타율 0.260, 출루율 0.300에도 40도루에 근접할 정도로 도루 재능이 탁월하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 후 투고타저로 바뀌며 도루 등 주루 플레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박해민, 박찬호 등 이대형의 뒤를 이을 도루 전문가들의 활약도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